경북대병원 195명 중 179명 제출 등 6개 수련병원 중심 확산
동국대 경주병원 일부 동참… 안동병원 15명 중 3명만 근무
市道, 보건소 평일 진료시간 밤 10시 연장 등 비상 대책 강화

19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사직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한 전국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전공의의 사직서 제출이 줄을 이으면서 의료대란이 현실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대구지역은 영남대병원 등 6개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의 사직서 제출이 줄을 이으면서 환자들의 진료차질 등 ‘의료 공백’이 불가피해 보인다. <관련기사 6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지역 전공의 사직서 제출 현황은 영남대병원의 경우 전체 전공의 161명 중 65명, 계명대동산병원은 전체 전공의 182명 중 21명, 파티마 병원은 전체 전공의 65명 중 17명, 가톨릭대학병원은 전체전공의 122명 중 83명, 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은 각각 전체 전공의 195명 중 179명, 87명 중 81명 등이다.

이 중 사직서 제출이 가장 많은 경북대·칠곡경북대병원은 당장 의료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병원 관계자는 “전문의 인력풀을 최대한 활용해 버텨볼 예정”이라며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필수 의료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며“이 사태가 지속한다면 진료인력이 축소될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수도권 대형 병원 ‘빅5’ 전공의들의 무더기 사직서 제출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의료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수도권은 세브란스·대전성모병원 등에서 전공의들이 무더기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근무중단을 예고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전공의 총파업’을 가정한 채 내부에서 수술 스케줄 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는 엄정 대응 방침을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전공의들에게 진료유지명령을 내리면서 ‘법대로’ 원칙을 강조했고, 경찰청장은 주동자에 대한 구속 수사를 검토하겠다며 엄정 수사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진료유지명령을 지키지 않은 의료기관에 대해 업무정지 15일 및 개설허가 취소, 의료기관 폐쇄명령 등의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경북 지역에서도 전공의 사직서 제출이 잇따르고 있다.

경북에 수련의가 있는 병원은 모두 10곳이다. 19일 오후 4시 기준으로 경북에선 모두 47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경북도는 파악했다.

경북에서 규모가 큰 편인 동국대 경주병원은 소속 전공의 30명 중 일부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병원의 경우 전공의 15명 중 3명만 근무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안동병원은 모병원인 신촌 세브란스 병원이 전공의 인사를 관리한다.

의료계 집단행동이 현실화하면서 지자체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시는 구·군 보건소 평일 진료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해 비상진료를 할 계획이다.

또 대구의료원 등 지역 5개 공공의료기관의 경우 평일 진료시간 연장, 전문의 당직체계 운영 등 비상진료 대책을 강화한다.

경북도는 의료 차질 우려와 관련해 19일 비상진료 대책본부를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응급의료기관(30곳)은 24시간 응급실 운영을 유지하고 중증 응급 수술 관련 비상 근무조를 별도로 편성해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동국대 경주병원 등 한두군데만 의료공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보건복지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피현진 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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