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윤석열 대통령은 4·10 총선 공천 심사를 앞두고 ‘공정한 공천’을 강조했다. 정부 고위직과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특혜를 바라지 말라”고 했다. 용산 출신도 예외는 없다는 입장이다. 윤심 공천 논란으로 공천 탈락후보들에게 공격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다.

인요한 전 비대위원장도 ‘용산 공천’에 대해 “그것은 스스로 죽는 것.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여야의 4·10 총선 공천 작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텃밭인 TK(대구·경북)의 국민의힘 공천신청자들은 16, 17일의 TK후보자 면접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TK 총선의 관심사는 ‘용산발’ 낙하산 공천 여부다. 윤석열 정부와 여권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TK 지역에 전략공천을 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 버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첫날 국민의힘 공천신청자 면접 후 3선 이상 중진들의 지역 재배치가 이슈가 됐다. 부산·경남(PK)에선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됐다. 험지가 없는 TK가 문제였다. 당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공천관리위원회가 바로 다음 날 한발 물러섰다. 지역구의 인위적인 재배치는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당에도, 선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작용했다. 이제 TK 공천신청자들의 눈과 귀는 공관위의 불출마 종용과 컷오프로 향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전화로 불출마를 종용한 방식이다. 어떤 형태든 교체지수가 높고 지역내 여론이 좋지 않은 현역들은 걸러내야만 하는 판국이다. 물갈이 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역 컷오프는 공천 기준만 지켜 시행하면 별 문제가 없다. 중요한 것은 컷오프 이후다. 현역 의원이 물러난 자리에 누구를 앉히느냐는 복잡한 셈법이 적용된다. 심사를 기계적 잣대에만 맞출 수는 없을 터다. 용산발 낙하산은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검찰과 고위 공직자 출신 비중도 감안해야 한다. 탈락자가 개혁신당으로 옮기거나 무소속 출마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용산은 여당이 다수당이 되길 굴뚝같이 바랄 것이다. 국정 동력을 확보하면 가장 좋다. 하지만 과반 의석에 못 미치더라도 조기 레임덕을 막기 위한 국회 기반은 필요하다. 용산 출신이 요소요소에 포진하면 국정 운영이 한결 수월할 수 있다. TK 전략공천 유혹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TK에는 대통령실 참모진과 고위공직자 등 10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전략공천은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그래야 후유증도 적고 국민의 지지도 이끌어낼 수 있다.

TK에는 3선 이상 중진과 초·재선 국회의원이 적절하게 조합된 균형 잡힌 판을 짜야 한다. 총선 때마다 되풀이한 파행 공천과, 낙하산 공천을 배격해야 할 것이다. 지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천이 돼야 한다.

지난 21대 총선 참패의 원인이 된 ‘진박 공천’의 치욕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TK가 공천 희생양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이 필요하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이 강조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