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생태계 복원 나서
3년 새 둥지섬에 개체 수 급증
산성 배설물 탓에 나무들 고사
독수리 모형 설치 등 대책 마련

지난 1일 대구 수성구가 민물가마우지 피해 방지를 위한 조치 후 둥지섬의 모습. /대구 수성구 제공

대구 수성구가 민물가마우지의 집단서식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수성못 둥지섬 생태계 복원을 위해 5년의 장기계획을 수립해 생태단계별 체계적인 관리를 시행한다.

대구 도심 속 철새의 서식처인 수성못 둥지섬이 최근 3년 새 텃새화한 민물가마우지가 급증해 집단 번식지가 되면서 수성못 철새의 생태계가 교란되고, 강한 산성의 배설물로 수목이 고사되는 등 섬 전체의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

수성구는 지난 2022년, 2023년에 걸쳐 △둥지제거 △소방헬기를 동원한 수목 세척 △고압살수장치·스프링쿨러 설치 및 살수 △조류기피제 설치 △초음파 퇴치기 설치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3월쯤 산란 시기를 맞는 400∼500여 마리의 민물가마우지가 지난 1월 둥지섬을 다시 찾아와 산란을 위해 62개의 둥지를 짓고 섬은 다시 배설물로 하얗게 변했다.

이에 수성구는 1월 말, 번식 시기가 도래하기 전 62개 둥지 제거, 40개의 천적 모형 설치(독수리 모형), 가지치기, 강한 산성의 배설물로 오염된 수목과 둥지섬을 세척하고 지속적인 입도와 관찰로 서식 환경을 교란해 둥지섬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았다. 현재 둥지섬에는 집단 서식하는 민물가마우지는 없으며, 낮 동안 수성못에 10여 마리 안쪽의 가마우지가 잠시 머물다 밤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산란기인 3월에는 둥지섬의 토양의 산성도 측정 후 토양 중성화 작업, 개나리 등 강한 생명력을 가진 화목류를 심어 토양의 오염과 환경을 개선키로 했다. 산란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입도와 관찰로 장기적인 관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는 환경부가 지난 2022년 7월 마련한 ‘민물가마우지 집단서식지 관리지침’에 따른 민물가마우지의 서식 습성과 생태단계별 관리 방법에 따라 비살생적 방법을 통해 번식지 형성을 억제하고 개체수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민물가마우지는 먹이를 하루 최대 7kg 정도 먹어 치우는 조류 중 최상위 포식자로 평균 3∼5개 정도의 산란을 하고 평균수명은 15년이다. 번식 성공 시 기존 번식지로 다시 찾아오는 서식지 충실도를 보이며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해양 무인도나 담수계 내의 섬과 수변에 집단서식하는 경향을 보여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예전에 둥지섬에 살고 있던 왜가리, 물닭, 청둥오리 등 수성못에 서식하던 다양한 철새들은 민물가마우지에 밀려나 현재 몇 마리만 남아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대구시민이 사랑하는 수성못 둥지섬이 민물가마우지의 집단서식으로 황폐화되고 죽어가고 있다”면서 “다양한 생태계의 공존을 위해 인간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기다. 서식 습성과 생태단계에 맞춰 체계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해 아름다운 둥지섬의 복원을 통하여 생태계의 균형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