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지구촌에 살아가는 사람, 동물, 식물, 미생물 등 모든 생명체는 생자필멸(生者必滅)의 원칙에 따라한 번 살다가 간다. 어떤 생명체라도 고귀하고 소중한 것이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더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지구촌 실상은 잘 사는 나라, 못 사는 나라, 한나라 같은 민족 간에도 신분에 따라 차별을 받는다. 조선시대를 보더라도 양반과 상민, 천민 등 살아가는 삶의 질이 다르기도 했고 오늘날에는 선진 민주화를 통하여 누구나 성장의 기회, 존중 받는 사회가 되었다.

최근 일본에 사는 외국인은 300만에 육박하고 전체 인구의 2%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한국도 중국,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외국인이 250만을 넘어서고 있다. 이제 단일민족, 백의민족 하며 독자적으로 울타리를 치고 살아가는 지구촌은 소수 민족 외는 없는 것 같다. 국가의 경계선은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이미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투자에서부터 기업 운영체계, 이익 분배 등 자국 기업이라고 말하기에는 기업 경영이 세계화 되어 있다.

필자는 코로나 이후 수 년 만에 열린 일본 오사카대학 동창회 총회에 갔다. 20여 년 전 유학중일 때와는 시내 거리와 사람들의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길거리에서 동남아 언어를 쉽게 들을 수 있고 얼굴 색깔도 다양하다. 2차대전 후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한 일본이지만 저출산으로 노동자의 손발이 부족하여 동남아 인구가 크게 유입되는 변모된 거리의 모습이다. 호텔 근처 축제가 열리고 있는 곳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중국, 베트남, 태국, 미얀마 등 일본에 사는 외국인의 축제인데 각 나라의 문화 특징을 살려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참여자 모두의 표정은 밝고 정겨움 마저 느껴졌다. 이것은 일본사회와 지역에서 이방인을 위한 사회적 배려와 친절이 몸에 밴 문화가 주는 정겨움이 아닐까.

일본인은 두 가지의 국민성이 있다. 하나는 사무라이 정신에서 이어오는 ‘룰을 지키는 매뉴얼 문화’이고, 하나는 ‘혼네다테마에(本音建前)’로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치켜세운다는 뜻이다. 이것을 속과 겉이 다르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고 원류의 뜻은 아닌 것이다. 상대에게 조건없이 친절하게 대하는 국민성과 사회적 제도,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가 외국인이 일본 사회에 어렵지 않게 적응하는 키가 아닐까.

또 다른 사례를 보면, 일본은 문부성 주관 동경과 오사카 중심으로 나뉘어 외국인 유학생을 초청해서 ‘선상대학’ 이름으로 하루 유람선을 타고 유학생활 중 어려운 점을 서로 나누고 합당한 내용은 제도에 반영하여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는 사회 문화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외국인이 선진국에 오는 것은 유학, 일자리, 이민 등의 이유가 많다. 쉽지 않은 타국 생활에 따뜻한 미소와 배려가 어울림이 되는 것이다. 사회적 제도와 문화는 사람들의 생각에서 나오는 산물이다.문화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오랜 역사에서 흐르는 국민성과 성숙된 사회적 제도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정겨운 사람 관계를 만드는 것은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과 말투와 태도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