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밥상머리 화두 ‘국힘 공천’
포항남·울릉 9명, 안동·예천 8명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 펼쳐져

이번 설 연휴에는 오는 4월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이 대구·경북(TK)지역 밥상머리 민심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명절을 지나면 어느 정도 공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면서 지역 정치권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TK지역의 국민의힘 공천 면접이 시작됨에 따라 연휴동안 지역구 쟁탈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명절 밥상 민심이 자연스럽게 선거 승리의 향배를 가르는 만큼 이번 공천 경쟁의 분수령이 될 예정이다.

TK의 이번 설 밥상 화두는 무엇보다 국민의힘 공천이 첫 손 꼽히는 가운데 현역 의원의 물갈이 여부가 주요 관심사다. 보수가 우세한 TK는 보수정당의 공천을 받으면 당선으로 이어지는 만큼 총선 때마다 현역 물갈이로 곤욕을 치렀다. 21대 국회만 보더라도 현역 의원의 64%가 교체된 바 있다. 이번에도 TK지역의 현역 의원 교체 폭을 놓고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최소 50%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현역 의원과 예비후보 할 것 없이 연휴기간에는 저마다 동문이나 자생단체, 연고지 등을 찾아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지역에서는 이러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판세분석을 하고 누가 지역의 일꾼으로 적합한지 오랜만에 모인 친척·지인들과 표심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은 국민의힘 공천 자리를 놓고 10명 가까이 경쟁하는 등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이라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어 이 부분도 유권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전망이다.

포항남·울릉은 등록한 국민의힘 예비후보만 9명, 안동·예천의 경우도 총 8명이 신청하는 등 지역별로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또 안동·예천 지역에서는 최근 선거구 분리 반대 주장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연휴를 기점으로 지역 내 반발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민들은 선거구 획정 합의안이 발표되자 두 지역을 분리하는 것은 “지역 상생발전을 원하는 지역민의 염원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선관위에 제출된 선거구 획정 여·야 잠정 합의안에는 안동·예천 선거구가 안동 단독 선거구로 분리되고, 예천은 의성·영덕·청송 지역구와 통합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보가 총선에 미칠 영향도 TK 지역민들의 설 밥상에 오르내릴 수 있다. 지난 5일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군인 유영하 변호사와 배기철 전 대구 동구청장, 조명희 의원, 손종익 상생정치연구원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정치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재임 기간 못다 한 일을 누군가 해줬으면 한다고 밝히며 간접 지원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최근에는 경산에서 친박계 좌장 최경환 전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박근혜 정부 인사들이 TK 곳곳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TK 지역에서 아직도 공고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 총선에서 그의 명예회복을 바라는 민심도 적지않을 것으로 예견된다.

이와 더불어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을 바라보는 TK의 설 민심도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가 TK의원의 신당 합류 여부에 대해 “(공천에) 무리수가 있을 경우 신속하게 움직이겠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밝히는 등 공천 탈락자나 이탈자가 나올 경우 신당으로 합류하는 인물들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이에 보수의 분열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또 이 위원장은 대구를 자주 찾으면서 대구에서 출마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수차례 해왔고 어느 지역구에 출마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 ‘보수의 심장’인 TK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여의도 입성 여부도 밥상 위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다. 민주당 공관위는 TK공천 신청자 가운데 포항북, 구미갑, 상주·문경, 경주, 대구 달서을, 대구 달성 등의 지역구는 단수공천을 완료했고 포항남·울릉, 김천, 구미을은 2인 경선을 실시할 예정이며 경선 후보 간 물밑 경쟁도 설 전후로 불이 붙을 전망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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