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일 원로 연출가 시인 등단
영남문학 시 부문 작품 3편 당선
첫 시집 ‘장생포’… 50여 편 엮어

원로 연출가 김삼일 씨

“그때 그 시절 고래잡이로/ 붐비던 장생포,/ 지금은 바다 건너 용장반도의/ 무서운 공장들, 매연으로 장송곡을 부르네 // 고래 잡았다고 포구에 울려 퍼지던 고동 소리는/ 멎은 지 오래고 폐선된 고랫배는 해초와/ 굴껍질이 덕지로 상여처럼 떠 있네//”

(시 ‘장생포’ 중)

‘포항 연극계의 대부’라 불리는 원로 연출가 김삼일(83) 씨가 시집 ‘장생포’(대경사)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김 씨의 첫 번째 작품으로 총 50여 편의 시가 실려 있다. 김 씨는 종합문예지 ‘영남문학’의 ‘제41회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작품 3편이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의 당선작은 ‘장생포’, ‘당신을 생각합니다’, ‘섬에서 만난 그녀’ 등 3편이다.

김 씨는 발간사를 통해 “연극을 한다고 한평생을 보낸 세월, 그래도 시집 한 권은 꼭 내어야 한다고 다짐했다가 망설이고 주저하다가 이제 방황을 끝내고 내 영혼의 저편에 문학의 흔적을 적었다”고 말했다.
 

‘장생포’ 표지.
‘장생포’ 표지.

이어 그는 “1964년 포항수산대학 학보사 창간 1기 기자로 당시 학보사 주간 교수이신 한흑구 교수님의 문학정신 ‘아름다운 것은 영원하고 영원한 것은 아름답다’는 순백한 정신을 이어받아 올곧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다짐하고 다짐했지만 실천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가슴을 누른다. 주변의 도움으로 한 권의 시집을 펴내게 됐다”며 “앞으로는 은은하게 시의 샘에서 시혼을 건져 행복을 찾으며 살고 싶다”고 밝혔다.

울산 장생포 출신인 김삼일 씨는 1963년 KBS 포항방송국 성우로 입사한 이듬해 극단 은하를 창단하며 본격적인 연극인의 길을 걸었다.

포항시립연극단 연출자(1983~2012년), 경산시립극단 객원 연출, 대경대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대지의 딸들’, ‘별은 밤마다’ 등 지금까지 총 169편의 연극을 연출했고 1983년 한국연극예술상과 2004년 이해랑연극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연극계 원로 거장들의 연극제인 ‘제8회 늘푸른 연극제’ 연출 부문에 선정돼 지난 1월 6∼7일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에서 자신의 연출작 ‘언덕을 넘어서 가자’를 공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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