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험지 전략공천 의견 제기
尹 저격·배신자 프레임 등 부담
직접적 역할 어려울 듯 전망도

국민의힘에 남겠지만 공천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유승민<사진> 전 의원의 역할을 두고 여당이 고민에 빠졌다. 대구·경북 출신의 유 전 의원이 대권 주자로도 인지도가 있는데다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해 수도권 험지로 당이 전략공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SNS에 “당을 지키겠다. 공천 신청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인내해 왔고 앞으로도 인내할 것”이라며 “우리 정치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복무하도록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고 전했다. 이러한 유 전 의원의 입장을 두고 총선 불출마가 아닌 국민의힘의 의중에 맡기겠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유 전 의원에 대해 수도권 열세 지역에 전략 공천이 적합하단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유 전 의원이 가진 개혁·중도층 이미지와 대선 주자 급의 대중적인 인지도가 국민의힘이 열세인 수도권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친윤계 핵심에서는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을 저격해 온 유 전 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해 그를 ‘카드’로 활용하기는 곤란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유 전 의원에 대한 ‘배신자 프레임’과 정부 비판을 봤을 때 그의 역할론이 아무리 제기되더라도 총선 관련 역할을 직접적으로 맡기기 어렵지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 인사들이 연이어 유 전 의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당이) 서울은 한동훈, 경기도는 유승민을 얼굴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윤희숙 전 의원도 31일 같은 프로그램에서 “(유 전 의원이) 불출마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고, 그 얘기를 쓰기 전에 당하고 교감이 있었을 거라고 본다”면서 “당선 가능성이 없지만 가서 이길 수 있으면 좋고, 진다고 해도 멋있는 이미지가 될 수 있는 험지를 당이 부탁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또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인 만큼 유 전 의원이 총선 과정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올 수 있다”고 전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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