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포항본부 ‘포항 이차전지 산업 동향·IRA 영향 보고서’
국내최대 양극재 생산거점 육성… 내년까지 민간투자 12조 유도
미국내 공장 증설·합작회사 설립, 정부·지자체 등 긴밀 협력 필요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은 친환경 기조 강화, 전기차 판매량 증가 등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이차전지 공급망 확보, 자국 내 이차전지 산업 육성 등이 세계 각국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IRA을 통해 친환경 차량과 이차전지의 제조 공정, 주체, 위치에 관한 광범위한 규제를 도입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포항지역 이차전지 소재 산업의 동향과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이 동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검토한 다음 우리나라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한 조사연구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포항시는 2016년 에코프로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이차전지 소재 산업을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2023년 7월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선정됐다. 정부는 포항지역을 국내 최대의 양극재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2027년까지 12조 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유도할 예정이다.

포항지역에 공장을 운영 중인 주요 이차전지 소재 제조업체로는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가 있다.

포스코퓨처엠 포항공장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간 3만t으로, 포스코퓨처엠 국내 생산능력(연간 13만t)의 23.1%에 해당한다. 에코프로 포항공장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간 15만t으로, 에코프로 국내 생산능력(연간 18만t)의 83.3%를 차지한다.

전기차(완성차) 업체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차량은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완성차 업체는 북미 직접 생산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차전지 제조업체의 경우, 배터리 부품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된 부품의 비율을 일정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이차전지 제조업체는 미국 내에 공장을 증설하고 미국 완성차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 운영하는 등 대책을 모색하는 중이다.

IRA에서 양극재와 음극재는 핵심광물 요건이 적용되는 구성 재료로 분류된다. 양극재와 음극재 제조에 사용되는 원료는 주로 중국에서 수입되는데, 양극재·음극재 전체 부가가치에서 중국산 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제외하더라도 IRA 법안이 규정한 핵심광물 비율을 맞출 수 있다.

양극재와 음극재를 미국과의 FTA 체결국인 우리나라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경우 핵심광물 요건을 충족한다. 포항지역에 공장을 운영 중인 주요 이차전지 소재 제조업체들의 생산 및 설비 투자 전략에는 단기적으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은 IRA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생산계획을 유지할 전망이다.

포항지역 이차전지 소재 제조업체들은 중국에서 수입한 원료를 기초로 양극재·음극재를 제조해 주로 EU로 수출하고 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중국 원료 수입 비중을 줄이고, 수출국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 환경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대학 등 연구단체 간 협력이 긴요하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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