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으로부터 돌로 머리부위를 가격당해 병원에 입원했던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그저께(27일) 퇴원했다.

배 의원은 지난 25일 15세 소년에게 돌이 깨질 정도로 10여차례 이상 강하게 맞아 현장에서 피를 많이 흘렸지만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배 의원은 “이런 끔찍한 일이 국민 누구나가 너무나 무력하게 당할 수도 있는 치명적 위협이라는 걸 실감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받은 지 23일 만에 10대 중학생이 대낮에 정치 테러를 저지른 일이어서 우리 사회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

정치권은 연이은 테러가 ‘정치적 증오심’에 의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리 정치가 상대를 증오하고, 잘못된 언어로 국민에게 그 증오를 전파하는 일을 끝내지 않는 한, 이런 불행한 사건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배 의원이 당한 일은 명백한 정치테러”라고 했다.

이번 사건은 피의자가 중학교 2학년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더 크다. 배 의원 신원을 확인하고서 잔인하게 뒷머리를 습격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본 많은 국민은 피의자에게서 극단적인 증오심을 읽을 수 있었다. 외신(AP통신)도 “이번 피습은 한국의 극도로 양극화된 정치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의 증오정치 문화는 정치인들이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딸’이나 ‘태극기부대’ 같은 극성 팬덤을 정치인이 지지세력으로 의지하니까 이러한 사회병리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제 여야 정치인끼리뿐 아니라 그 지지층까지도 서로 대화를 거부한 채 상대를 죽이고 싶어 하는 상황이 됐다.

이런 풍토가 지속되면, 더 심각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은 정치인부터 증오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자제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여야 지도부가 총선 공천 때 증오 정치를 부추기는 언어를 사용한 정치인에게 페널티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