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희

나는 어리둥절하다

저 망치는 언제부터 나에게

적개심을 가지게 되었나

내가 스스로 못대가리임을 자각하는 순간

망치를 두려워하게 되었는지

뽀족한 내 몸이 사정없이 들어가 박히는

저 몸은 누구의 것인지

나는 도대체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사랑도 망치의 일종이라는 것을 알고부터

나는 내 몸이 두렵다

사랑은 불현듯 몸을 통해 찾아온다. 과격한 사랑의 도래도 있다. ‘망치’ 같은 사랑이 그것. 그야말로 그 사랑은 우리를 가격한다. 망치에 맞은 우리의 몸은, 당신의 몸에 못처럼 “사정없이 들어가 박”힌다. 사랑은 ‘나’의 의지를 무시하고 “정신을 차릴 수” 없게 한다. 사랑은 마치 “나에게/적개심을 가”진 것처럼 ‘내 몸’에 침입하는 것, 두려워할 만하다. 하나, 그래서 우리는 사랑의 도래를 원하고 있지 아니한가?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