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젊은이가 해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가운데 비수도권 출신의 인재경영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대기업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포항에서 이차전지사업을 벌이는 에코프로는 임직원 10명 중 9명이 비수도권 출신이다. 시가총액 30위 내 기업 가운데 지역인재 비율이 90%에 달하는 기업은 에코프로가 유일하다.

1998년 설립된 에코프로는 한 명의 여직원을 둔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지금은 3천400명을 고용하고 시가총액 60조원, 매출 6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작년 말 기준 에코프로의 직원 3천362명 중 지방에 주소지를 둔 직원이 3천17명(89.7%)로 밝혀졌고, 수도권에 주소를 둔 직원은 345명(10.3%)에 불과했다. 또 지방에 소재한 대학과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원이 2천867명으로 전체의 85.3%다. 우수한 인재확보를 위해 서울에 본사를 둔 많은 대기업과는 전혀 다른 인재활용 모델이다. 비수도권 출신 인재중심으로 경영을 해도 기업의 성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모범적 사례다. 지금 지방도시 대부분은 인구소멸의 위기에 허덕이고 있다. 지역출신 젊은이가 매년 수 만명씩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몰려들면서 수도권은 집값이 폭등하고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반면 지방은 청년인구가 줄어 경제력이 노쇠하고 있다. 도시가 노령화되고 인구감소로 소멸을 걱정한다.

에코프로의 지방인재 경영은 이런 지방소멸의 문제에 대응할 대안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방에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면 젊은이가 지역에 정착해 인구소멸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뜻이다. 지방정부는 에코프로와 같은 대기업을 많이 유치하는데 전략을 집중해야 한다. 수도권의 인구집중은 청년층의 결혼과 출산율을 늦춰 저출산율을 더욱 심화시킨다. 서울의 합계출산율(0.59명)이 이를 입증한다. 지방으로 기업과 인재가 모여드는 선순환 구조로 바꾸는 것이 지방소멸을 막는 해법이다. 에코프로의 지방출신 인재경영에서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