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협 46곳 제외…공천 잡음·‘전략공천’ 반발 최소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 오전 사고 당협 46곳을 제외한 207명의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당규에는 당협위원장이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경우 위원장직에서 사퇴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지난 21대 총선 때도 2020년 1월 9일 당협위원장들이 일괄 사퇴서를 제출해 지도부에서 의결됐다.

이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이번 공천 룰에 대해 “우리 당에서 해보지 않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연직 공천관리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이 회의에서 “‘이기는 선거’를 위한 것만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 특정인을 상대로 룰을 만드는 것을 검토하지 않았으며 한 위원장은 ‘놀라운 일’이라고 했지만, 나는 두렵고 떨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기준을 공천 전 결정했다”며 “성폭력 2차 가해, 직장 내 괴롭힘 등 4대악을 규정해 기소유예 처분만 있더라도 공천을 배제하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천 룰과 관련한 당 지도부의 비공개회의 발언을 공개한 것은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감산 등에 대한 일부 중진 의원들의 불만을 잠재우면서 앞으로 벌어질 ‘공천 잡음’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한 위원장은 전날 4·5선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시스템 공천 취지를 직접 설명했고 장 사무총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구체적인 공천 룰을 소개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의 이같은 의결은 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공천의 형평성, 경선의 공정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또 당협위원장이 아닌 예비후보들은 명부 열람이 불가능해 당원들이 참여하는 경선 과정에서 당협위원장이 아닌 사람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략공천’에 따른 현역 당협위원장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국민의힘 핵심 당직자는 “큰 틀에서 보면 선거 승리를 위해 스타를 영입해 내보내야 한다”며 “험지에 전략공천하는 것은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공천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당무감사나 당 기여도 평가 비중이 높아서 사실상 당이 공천을 주려고 하는 후보에게 줄 수 있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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