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대전 포항대 교수
윤영대전 포항대 교수

4월에 있을 총선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듯 정치판에서는 탈당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전 총리를 필두로 하여 6명이 이탈하였고 정의당에서는 4명의 의원이 탈당 선언을 하여 각각의 연합체를 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종착지는 제3지대 통합신당이 될 것이라는 정계의 예상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이준석 전 대표를 비롯한 4명 정도가 빠져나와 개혁신당을 꾸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은 아직도 몸을 사리고 있지만 공천 방향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면 자신의 입지를 보고 탈당하는 의원도 있을 것으로 본다. 이들이 모두 모여 신당을 꾸리게 되면 그 ‘빅텐트’ 아래 모이는 정치인들은 각자의 이익을 찾는 모습 또한 시끄러울 것이 염려된다.

우리의 정치판을 보면 좌파와 우파, 정파(政派)와 당파(黨派) 등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듯한 이합집산의 형태를 보여왔다. 헌법 제8조에는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가 보장되며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가의 보호와 자금 보조 등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당은 ‘동일한 정견을 가진 사람들이 정권을 획득하여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한 단체’로서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50개이다.

우리나라 정당의 변천사를 따라가 보면 크게 서너 개의 줄기가 보이지만 그 갈라진 명칭이 너무 많고 비슷해서 머리가 복잡해진다. 제헌국회를 지나고 자유당, 민주당, 통일당으로 시작한 정당은 유신정권과 5공화국을 거치면서 커다란 맥을 형성하게 되었다. 민주공화당, 신한국당의 흐름을 받은 한나라당은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국민의힘으로 바뀌면서 22년 2개월의 최장 기록을 세웠고 민주당은 열린우리당, 새정치민주연합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꾸어 오면서 자신들은 초창기의 민주당 정신을 승계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현재 국회는 국민의힘 113석, 더불어민주당 164석, 정의당 6석과 통합진보당, 기본소득당, 한국의희망이 각각 1석을 차지하고 있다.

학문적 정치적 이해 관계의 붕당정치는 이조시대의 사색당파(四色黨派)가 대표적이다. 선조 때 영남 사림파인 동인과 기호 훈구파인 서인으로 갈라져 사상과 이념 차이로 싸웠고 광해군과 숙종을 거치면서 남인·북인과 노론·소론으로 왕권의 승계를 지키고 사익 또는 자기 집단의 이익 추구를 위해 분란을 일으키다가 영·정조의 탕평책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붕당은 고려가 원조라고 한다. 스승의 가르침을 놓고 편을 갈랐고 문벌, 종교, 민족성 등에서 차이가 나면 심각한 당파싸움을 했었다. 현재는 정치집단의 의견이 다를 경우 싸우게 되는데 국내문제이면 현직 대통령의 탄핵으로도 끝나게 되지만 반일 친중 등 해외 문제의 다툼이면 국가 안보에도 위협을 가하는 것이니만큼 잘 해결해야 한다. 미국의 민주당은 200년, 영국의 보수당은 180년의 역사를 가지는데 우리는 20년도 안 되는 동안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며 당을 바꾸고 있다. 자신들의 이해타산으로 이합집산을 하면서 일반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인들의 붕당 생태를 막을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