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동

두 손은 펼치고 있을 때가

가장 편하고 자유롭지

무언가를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면

움켜쥔 손을 움켜쥐고 있는

내 영혼까지 움켜쥐고 있어야 하지

 

물론 나도 때로는 움켜쥐지

누군가를 위험으로부터 구해야 할 때

그리고, 너나 너희가 빼앗아 간 것들을 내놓으라 할 때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야 할 때

두 주먹을 불끈 쥘 때가 있지

 

하지만 그 주먹도

다시 펼치고 나면 그만

그 무엇도 거기 남기지 않지

위의 시의 시인에게 투쟁은 궁극적으로 자유를 위해서이다. 자유는 펼치고 있는 손처럼 무언가를 움켜쥐지 않을 때 가질 수 있다. 하나 가난한 자에겐 투쟁해야 할 때, 즉 사랑을 지키기 위해 “두 주먹을 불끈 쥘 때가 있”다. 그런데 이 투쟁 역시 자유를 위한 것, 그 ‘주먹’을 “다시 펼치”기 위한 것이지 무엇을 움켜쥐기 위한 투쟁이 아닌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투쟁은 움켜쥔 주먹 안에 ‘영혼’을 가두게 될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