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연숙

수원역에서 아이와 기차 타고

보령 가는 날

 

저기, 저것 좀 볼래?

 

학교와 학원밖에 모르는 아이에게

나는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을 보여 주었다

 

학교 밖의 교실을,

교실보다 더 광활한 교과서를!

요즘 아이들은 아이들다운 삶을 살지 못한다. 아이들은 놀면서 세계와 마주하고 세계를 알아나간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교과서’를 들고 학교와 학원을 전전해야 한다. 시인은 “아이와 기차 타고” 가는 길에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을 보여” 준다. 세계의 아름다움을 세계 그 자체를 통해 느낄 수 있도록. 그럼으로써 아이는 참다운 세계를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는 “교실보더 더 광활한 교과서”인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