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리더십 필요한 시점”
회추위에 공식적으로 전달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임기가 끝나는 오는 3월 용퇴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김 회장은 회추위에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 역동적인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고, 이에 회추위는 12일 “김 회장이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회추위에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2018년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사건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DGB금융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태오 회장은 취임 이후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해 비은행 부문을 키웠고, DGB생명은 당기손이익이 2017년 126억 원에서 지난해 700억 원으로 5.5배 이상 확대하는 등 DGB금융을 은행·보험·증권 포트폴리오를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키워냈다.

취임 이후 DGB금융의 수익성 개선, 포트폴리오 확장,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 등에 주력하면서 DGB금융의 총 자산은 지난 2017년 67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00조 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손이익은 2천716억 원에서 3천247억 원으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은행권 경쟁 촉진화 방안’에 발맞춰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는 등 안정적 지배구조 유지에 힘을 쏟았다. 평생을 금융인으로 살아온 김 회장은 그동안 법적 분쟁 탓에 이미지가 실추됐으나 지난 10일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가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전격적으로 용퇴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회추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용호 회추위원장은 “김 회장이 그룹의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에 심혈을 기울여 온 만큼 회추위도 김 회장의 퇴임 의사를 존중한다”라며 “회추위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차기 회장을 선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DGB금융은 다음주 차기 회장 롱리스트(1차 후보군)를 확정할 방침이며, 외부전문가가 참여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오는 2월 말 최종후보자를 추천할 계획이다.

차기 CEO(최고경영자) 후보로는 내부 출신인 황병우 대구은행장, 김경룡 전 DGB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 임성훈 전 DGB대구은행장, 박명흠 전 DGB대구은행장 직무대행 등이 거론되며, 외부 인사로는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 등이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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