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새해설계 / 김천시

튜닝안전기술원 전경. /김천시 제공

한때 20만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김천시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부선 철도의 영남관문이었으며 경부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물류와 교통이 모이는 경상도 서북부지역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구미시에 국가산단이 조성되고 인구가 유출되고 농업외에 마땅한 대체산업 없이 신산업으로의 전환이 늦어지며 1990년대 이후로는 찬란했던 과거말고는 내세울 게 없는 그저그런 지방소도시로 여겨졌다.

기회의 시작은 KTX 철도가 개설되고 김천시로 경북혁신도시 이전이 확정되면서부터였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을 비롯한 여러 공공기관 입주는 김천시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원이 됐다.

지난해 12월 튜닝안전기술원과 드론자격센터가 연달아 준공됐다. 그동안 대표산업의 부재로 침체기를 겪고 있던 김천시는 튜닝안전기술원과 드론자격센터라는 전략산업의 새로운 전초기지를 마련함으로써 다시 한번 지역의 중심으로 가는 출발점에 서게 됐다.

김천시 홍성구 부시장은 “김천시가 지방 소도시라는 불리한 여건속에서도 우리만의 강점을 찾아내 오늘의 성과를 잡은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김천시가 튜닝과 드론의 대표지역이 될수 있도록 쉼없는 노력을 더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튜닝안전기술원·드론자격센터 준공 전략산업 전초기지 마련
올해는 국내외 유망기업 유치 더불어 산·학·연 협력 전문인재 양성
지속적 연구 개발·성능 향상 돕는 2개 사업지원센터 건립도 추진
홍성구 부시장 “우리만의 강점 살려 신산업 대표도시로 도약할 것”

△ 튜닝안전기술원 준공

김천시는 여러 관계기관 방문, 새로운 미래에 대한 다수의 연구용역, 그리고 직접 전국을 발로뛰며 신산업을 찾아다닌 끝에 교통특화도시의 강점과 살린 ‘자동차 튜닝관련 사업’으로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김천시에서는 그동안 제대로 시도되지 않았던 사업방향이었고 관련지식도 거의 없다시피했다. 가장 중요한 예산확보에도 난항이었고 그외에도 준비해야 할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하지만 자동차 등록대수의 증가로 튜닝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증가하고 있었고 관련 인프라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선점이 가능하다는 의미도 더해져서 사업방향은 확실해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혁신도시내에 튜닝업무를 주관하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의 협업도 이끌어 내 마침내 2016년 겨울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10년여의 노력끝에 지난해 12월 튜닝안전기술원이 준공에 이르렀다.

 

모빌리티 튜닝산업지원센터 조감도. /김천시 제공
모빌리티 튜닝산업지원센터 조감도. /김천시 제공

△ 튜닝산업의 지방시대 개막

튜닝안전기술원은 급증하는 튜닝시장의 규모에 발맞춰 김천시가 신중하지만 과감하게 준비해왔다. 튜닝업무를 주관하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운영주체로서 튜닝검사, 평가, 인증, 생산, 구매, 장착, 체험 등이 한번에 이뤄지는 One-Stop 시스템이 가능하다. 현재 성능확인시험동, 충격시험동, 광학시험동 등이 최종점검 중에 있으며 특히나 미래자동차로 자동차의 패러다임 급변하는 현추세에 대응해 기확보된 부지에 최대 3단계까지 미래형자동차를 위한 각종 시험연구동을 추가로 구축, 김천시를 튜닝산업 분야의 중심도시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튜닝안전기술원의 준공전에 이미 주변 김천산업단지로 약 20여개의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입주하였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추가로 약 50개의 기업들도 입주의향을 밝혀 튜닝산업의 지방시대를 여는 김천시의 여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는 산업계, 학계, 연구소와 협력으로 튜닝관련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구축해 지역인재를 포함한 전문 인력 양성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시는 더 나아가 튜닝안전기술원과 인접하여 약 8만8천평 규모의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우수한 튜닝기업들을 적극유치, 지원해 장기적으로는 대규모 튜닝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 드론산업의 지역거점

자동차 튜닝산업과 더불어 김천시는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드론산업에도 일찍부터 관심을 가지고 인프라 조성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고정익 드론의 사용이나 비가시권 드론자격 면허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김천시에서는 비가시권 드론운용과 자격체계 시험이 가능한 드론자격센터 구축을 서둘러 착공해 지난해 준공했다. 향후 본격적으로 드론자격센터가 운영되면 이미 자격시험수요가 포화상태에 있는 경기도 화성 시험장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가시권 자격체계 인증에 대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김천시는 전국 어디서나 접근성이 용이하여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남부지역 등에서도 단시간내에 오갈 수 있어 드론산업에 대한 지역거점이 될수 있다. 김천시에서는 드론산업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사업추진도 활발하다.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은 지난 2022년 드론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토교통부의 공모에 김천시가 다년도 사업자로 선정되어 SK플래닛, SK텔레콤과 관내기업인 니나노컴퍼니와 같은 전문기관과 함께 드론운용에 필요한 솔루션을 개발, 실증해 왔다.

이전에 수행한 디지털 물류서비스 실증사업에서 도출된 개선사항 등을 솔루션화한 것으로 ‘드론비행에 대한 최적경로 자동생성’, ‘다중통신망 이용’ 등과 같이 드론운용에 필요한 프로그램 솔루션 개발이 목표이며 효율성과 안전성을 확보하여 상용·사업화를 최종목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솔루션들이 실제적으로 테스트되는 드론물류의 일상화 사업모델 구축을 위해 MFC(Micro Fulfillment Center, 도심내 주문배송시설) 구축 및 활용, 안정적인 도심지 비행 등과 같은 실증을 추진해 관련데이터를 축적했다. 혁신도시와 산내들 오토캠핑장, 도공촌을 대상으로 배송시범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며 사업화 및 상용화에 한발 더 앞서나갈 수 있다.

특히나 사업을 수행하는 ‘니나노컴퍼니’는 이마트 24와 업무협약을 맺고 일련의 사업들을 추진해 왔으며 해외진출에도 눈을 돌려 몽골 최대 요식업·커머스 그룹인 BLUE MON그룹과 울란바토르 내 드론배송에 관한 MOU를 체결해 관련 플랫폼 수출에 성공했다.

더불어 자체 개발, 제작한 드론을 우즈베키스탄에 대량으로 수출하는 등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김천시는 이러한 사업성과에 힘입어 국토부의 2022년, 2023년 연말평가에 ‘우수’를 획득했다. 올해는 기존의 드론배송 시스템을 상용화하는 한편 좀더 세분화된 사업시행으로 드론산업에 대한 지역거점으로써의 입지를 확고히 굳힌다는 방침이다.

 

드론자격센터 전경.       /김천시 제공
드론자격센터 전경. /김천시 제공

□ 미래 신산업시대 연다

김천시는 야심차게 준비한 튜닝산업과 드론산업을 정착시키고 활성화하기 위해 다음단계의 사업진행과정에서 관련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이미 수도권에 있는 튜닝협회와 수차례 접촉하여 지난해 9월 관련 업무협약을 맺는 한편, 튜닝안전기술원 근거리에 부지를 확보하여 유치기업들을 지원할 ‘튜닝산업 지원센터’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추후 준공과 함께 튜닝부품, 또는 자동차튜닝에 필요한 각종 검사장비 라인 등을 내부에 조성해 관련기업들이 저렴하게 이용할수 있게 할 방침이다. 특히나 관내기업인 계양정밀과 독일의 듀어社, dSPACE社등이 MOU를 맺고 함께 개발중인 미래자동차 검사시스템의 Test-type을 튜닝산업 지원센터 내에 설치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성능향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드론자격센터의 고유기능인 자격인증과 교육기능을 활성화하고 주변에 확보된 부지를 활용해 우수한 드론업체들을 유치할 수 있는 기업 지원공간도 계획 중에 있다. 아직까지는 규모가 영세한 국내 대부분의 드론관련 기업들의 내부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드론제조와 연구에 필요한 장비를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구비해 신제품 연구와 테스트, 제조까지 할 수 있는 드론지원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