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LL.E라는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인간중심 스마트시티에 대한 콘셉트 이미지.

스마트시티란 인공지능을 비롯한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여 우리 삶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며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제조사가 알아서 잘 만들어 둔 상품을 사서 이용하는 다른 스마트 제품들과는 달리, 스마트시티는 이용자인 시민들의 이해와 주도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시민들의 행복과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스마트시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스마트 세상을 꿈꾸는 공학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에 관해 물으면 알파고를 먼저 떠올렸는데, 이제 그 ‘인공지능의 대명사’ 자리를 Chat-GPT가 대신하게 된 듯하다. 알파고가 바둑을 잘 두는 ‘I’자형의 인재였다면, Chat-GPT는 더 넓은 영역의 지식을 다루고 말도 제법 잘하는 ‘T’자형의 인재라고 하면 비유가 적절할까?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스마트 기술이 보여주는 파괴적 변화의 위력은 실로 엄청나다. 첨단의 상징인 스마트폰과 각종 스마트 가전은 물론, 지능적인 첨단 보조 기능으로 운전자와 탑승자를 보호하며 조만간 자율주행까지 바라보고 있는 자동차와 대중교통,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생태계를 이뤄가는 집과 공공 시설물 등등. 스마트화의 물결은 우리 생활환경 전체를 더 똑똑하게 바꾸며 점점 더 넓은 범위로 확대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스마트화가 도시 전반에 걸쳐 폭넓게 구현되는 경우를 우리는 스마트시티(Smart City)라고 부른다.

스마트시티는 다양한 기술과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한 데이터로 도시 운영과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지능화된 도시로 정의된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을 통해 도시 운영이 개선되는 스마트시티가 미래도시의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스마트시티를 실현하는 것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와 같은 정보통신기술들이지만, 스마트시티의 진정한 의미는 사용자 입장에서의 가치와 편리함에서 찾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과거 한때 유행했던 U(유비쿼터스)-시티와 스마트시티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에서는 기술이나 기능 그 자체보다는 시민들의 수요에 맞춘 서비스와 편리한 생활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예를 들어, 교통 혼잡과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하거나, 버스 노선과 배차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대중교통이 미치지 않는 틈새에 수요응답형 교통이나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환경 오염을 줄이고 자원고갈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적인 건물과 가로등을 설치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거나 쓰레기를 잘 관리하여 에너지로 변환해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외에도, 보안, 의료,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의 요구와 흥미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된다.

곽지영​​​​​​​ 태재대학교 데이터과학과 인공지능학부장
곽지영 태재대학교 데이터과학과 인공지능학부장

그래서 이제 스마트시티는 기술이라기보다는 도시의 혁신적 변화와 미래 전망을 제시하는 일종의 ‘비전’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초기에는 마치 공상 과학 미래 영화를 방불케 한, 다소 억지스러웠던 스마트시티 비전은, 세계 곳곳에서 시민들의 참여와 활약을 통해 해당 도시 특성에 맞게 하나둘 현실화되었고 성공적인 사례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덴마크의 코펜하겐은 스마트시티 구축의 선두 주자로서, 센서와 앱을 통해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고, 공공 자전거 대여 시스템을 운영하거나 자전거 전용 도로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통 문제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시민들의 건강과 행복도를 높였다. 싱가포르 역시 스마트시티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도시로, 스마트 네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을 도시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 주차, 스마트 홈, 스마트 미디어, 스마트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기술을 활용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며, 경제 발전과 지속 가능성을 도모하겠다는 혁신적 도시 모델로 스마트시티에 거는 기대가 크다. 나아가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등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각종 도전 과제들에 대한 해결책으로서도 스마트시티가 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재를 준비하는 며칠간, 앞으로 어떤 내용을 써나가면 좋을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래서 Chat-GPT에게 ‘스마트시티에 대한 신문사 칼럼을 연재하려고 하는데, 독자들은 어떤 내용을 기대할지’에 관해 한 번 물어보았다. 그 결과, ‘공감될 만한 스마트시티의 의미와 가치를 설명하고, 스마트시티의 역사와 유래(과거), 현황(현재), 향후의 발전 과제와 전망(미래)을 제시하고, 스마트시티의 특징을 공간, 문화, 환경, 거버넌스, 경제, 사회, 윤리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되 알기 쉽게 이야기로 설명하는 것이 좋겠다’는, 불과 몇 초 안에 내놓은 통찰치고는 제법 그럴듯한 답이 나왔다. 예전이라면 여러 동료 연구자께 차라도 대접하며 조언을 구하거나, 혼자서 몇 날 며칠 자료를 뒤적거리며 고민했을 터인데 말이다. 아무래도 Chat-GPT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