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판사출신 정영환 고려대 교수를 공천관리위원장에 영입하면서 TK(대구·경북) 현역의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주요당직에 대부분 비정치인, 비영남권 출신을 포진시키는 이유가 ‘영남권 정치인’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한 위원장이나 정 공관위원장의 경우, 정치권에 빚이 없어 눈치 보지 않고 공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역교체 비율이 70~8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취임 후 초선 사무총장, 원외 여의도연구원장 등 신임 지도부 파격인선을 통해 국민의힘이 ‘올드한 영남당’이라는 그간의 인식을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정치권 세대교체를 위해 현역의원들의 헌신을 간접적으로 요구했었다. 곧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식 출범하면 현역물갈이에 압박은 갈수록 거세질 것이다.

TK 현역들은 현재 중진·초선할 것 없이 신년 의정보고회를 앞다퉈 열면서 세력 과시를 하고 있다. 당내 최다선(5선)인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정치인과 나무는 오래 키워야 재목이 된다”며 6선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고, 윤재옥(3선·대구 달서을)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지역구에서 대규모 의정보고회를 열었다. 지난 주말을 전후해 대구·경북 지역구 의원 대부분이 의정보고회를 명분으로 재출마 의지를 표명했다.

TK지역에선 새해들어 대통령실·정부출신 공직자와 친박(박근혜)계 인사, 정치신인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필드에서 뛰면서 치열한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다 ‘이준석 신당’이 대구를 기반으로 세 확장에 나서면서 이미 총선전초전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모레(11일)부터 4선이상 중진들을 시작으로 선수(選數), 또는 권역별로 현역의원들과 상견례를 하는 자리를 가진다.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공천물갈이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며, 당에 대한 현역의원들의 헌신을 당부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