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장 임귀희
‘인성·예절지도자’ ‘전통문화체험지도사’ 전문인력 양성 기반
지역 유·초중등 교육프로그램 등 지난해 괄목한 성과 이끌어
“우리 예절은 교유문화… 인성 올곧아지면 저절로 성적도 올라”

임귀희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장
“고전에서 우리 미래 청소년의 길을 찾아주고 싶다는 생각에 인성예절교육원을 열어 실천해 온 지 햇수로 10년이 넘었습니다.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정직하며 책임감으로 소통하고 협동하는 21세기형 인재를 키우는 것이 우리 교육원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은 2013년 4월, 2014년 6월 민간자격 ‘인성·예절지도사’ 자격 검증기관이 된 이래 민간자격 ‘전통문화체험지도사’ 자격 검증기관, 교육청 지정 특수분야 직무연수기관에 잇따라 선정되는 등 그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대구의 아양초를 비롯해 13개 교의 유치원·초중등학교의 한문 교실,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대구 남구청의 위탁사업으로 관내 초중등학교 4천990명 창의 인성 체험사업을 실행했다. 옻골전통체험장에서는 600여 개교 8만3천여 명, 도동서원·육신사·한천서원 350개교 2만9천400여 명, 2022년에는 초·중등학교 99개교 1만1천여 명이 각각 체험 행사를 거쳤다.

이 모든 사업과 행사를 총지휘한 이가 바로 임귀희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장(70)이다. 2023년이 저무는 구랍 31일, 한해의 사업을 마감하고 2024년 사업을 준비하느라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를 어렵게 만났다.

-교육의 내용과 사업의 규모가 엄청나고 중차대하다. 어떻게 이런 착안을 하게 됐나?

△우리 예절은 우리의 고유문화다. 예절은 언어와 같은 것이다. 생활권에 따라 쓰이는 말이 다르듯이, 예절도 같은 생활권에서 행해지는 생활방식이다. 예절은 단지 형식이 아니라 바로 인격의 바로미터다. 요즘 부모 세대가 간과하는 예절을 가르치면 성정이 바르게 되고 인성이 올곧아진다. 그러면 저절로 성적도 올라간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교육과 체험을 거친 학생들의 몸가짐이 달라지는 것을 십수 년째 확인하면서 나의 신념은 확신이 됐다.

-예절지도사 자격증인 국가 공인 ‘실천예절지도사’와 ‘인성예절지도사’ 양성부터 한 이유는?

△학생들을 가르치려면 교육사가 필요했다. 제도권 어디서도 이런 교육을 하지 않았다. 전통문화체험을 지도하는 체험장 강사가 되려면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에서 실시하는 ‘생활 예절과 가정의례’ 강좌를 수료하고, ‘실천예절지도사’·‘인성예절지도사’ 자격시험에 응시하여 필기와 실기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전통 체험을 지도하는 예절지도사들은 대부분 경력단절 여성과 정년 퇴직자, 가정주부 등 유휴 인력들이다. 개개인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제2의 인생을 활기차고 보람있게 보낼 수 있고, 잊고 있던 자신을 찾아 다시 활동하는 게 기쁘다고 말한다.

-서원에서 체험교육을 하는 까닭은?

△원래 서원의 기능은 스승이나 선조의 제사를 지내는 제향의 기능과 학문을 갈고닦고 연구하는 기능인 강학의 기능 두 가지다. 그런데 현재 제향의 기능만 할 뿐 학교의 기능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안타까웠다. 서원을 관광지로만 아는 젊은 세대에게 굳게 닫힌 서원의 빗장을 풀고 깨워서 선조가 해 왔던 ‘공부’를 직접 맛보고 경험함으로써 가정에 돌아가서도 ‘강학’을 잊지 않고 실천하게 하고 싶었다. 2020년 도동서원과 육신사, 한천서원 외 대구 시내 향교와 서원 등에 전통 체험장을 개장했고 대구 교육청 지원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었다.

-(사)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의 이사장도 맡고 있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동방예의지국이었지만,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서양 문물의 유입과 산업사회 발전, 가족제도의 변화와 함께 의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하고, 개인주의와 배금사상이 만연하여 하늘로부터 받은 인간 본성을 잃어버리고 이웃을 모른 채 사는 세상이 되었다. (사)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옛것을 연구하여 새로운 것을 알다)’과 ‘법고창신’(法古創新·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해 냄)의 정신으로 시대에 맞는 예의와 전통문화를 지키면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하여 만들어졌다. 성균관 유도회 지부들과 전국 234개 향교와 함께 예절 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그동안 가장 보람된 일은?

△제 석사논문이 ‘한국전통혼례의 예학적 탐구’이며 대구시 작은결혼식(전통혼례) 지정업체로써 2016년부터 전통혼례 작은결혼식 운동을 펼치며 2017년부터 매년 여성업(UP)엑스코 부스에서 다문화가족이나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무료 혼례식을 해주기도 한다. ‘사람답게’ 더불어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건전한 시민 정신을 기르는 일은 문화강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하고도 필요한 일일 것이다. 시민들에게 예절을 가르치고 그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생활 속에 실천하는 많은 시민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만나면서 나 또한 기쁘고 행복하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은.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물질문명이 발달하는 급격한 사회의 변동 속에서 이기주의 확산, 가치관의 혼란 등으로 인한 전통적 윤리와 생활 예절의 부재로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윤리와 도덕, 효와 공경 등 시대를 막론하고 중요한 인본주의 정신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길 수 있도록 전 국민운동으로 승화하는 데 여생을 바쳐 시민들이 행복한 사회가 이루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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