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꽁꽁 얼어붙으면서 올 한해 대구에서는 신규 분양된 아파트가 단 1건도 없다.

분양과 관련한 업계는 이런 현상에 대해 “과거 한 번도 경험 없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하며 대구시에 경기부양책을 호소하고 있다.

아파트 신규분양 시장이 활성화돼야 사업이 제대로 돌아가는 틈새시장에 놓인 분야로 분양대행, 광고대행, 인테리어업, 설계업 등이 있다. 관련기업 대부분이 영세하다. 최근 1년 내내 분양 물량이 없자 일부 업체는 이미 문을 닫았고, 또 일부는 희망퇴직, 등으로 경상경비를 줄이며 버티고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업 줄도산은 불가피하다.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 관계자는 지금 상태로 방치하면 분양대행, 광고대행 등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의 산업은 기반 자체가 붕괴될 것이 뻔하다고 했다.

지난 수년 동안 대구지역의 아파트분양 시장은 호황을 누렸지만 사실상 외지건설업체의 잔치판이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대구에는 151개 분양단지가 있었고, 그중 120개 단지가 외지업체에 의해 사업이 진행됐다. 그럼에도 외지업체로부터 분양대행이나 광고를 수주받은 경우는 겨우 26개 단지뿐이었다.

관련업계는 대구시가 외지건설업체가 지역의 공사를 수주하면 지역경기 부양 차원에서 지역건설업체와 공동수주를 유도하는 것처럼 분양·광고업체에도 제도적 보호망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지역의 아파트분양 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나쁜 상황이다. 1만가구가 넘는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다. 올해 3만가구가 입주를 하고, 내년도 3만가구 이상의 물량이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주택거래 부진에 가격까지 폭락해 아파트 시장이 언제 회복 될 지 알 수가 없다.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이 장기간 불황기를 맞으면서 그 후유증이 관련기업에 심각히 미치고 있다. 틈새시장에서 경영을 영위하는 영세업체들이 생사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주택시장 경기 정상화를 위한 정부 대책도 나와야겠지만 대구시 차원에서 실태 파악과 단기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