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문화재단, 15일~내달 31일까지 ‘오토포에이틱 시티’ 개최
영일만 아트&테크랩 제작 융합기술 대형 철 작품 ‘포항 i’ 전시

‘포항 i’ 뒷모습. /포항문화재단 제공

‘움직이는 철 조각작품이 들려주는 새로운 포항 서사(敍事)’.

문화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포항시의 노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은 15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구 수협냉동창고(포항시 선착로 78)에서 ‘영일만 아트&테크 문화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마중물 전시 ‘오토포에이틱 시티(Autopoietic City)’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영일만 아트&테크 문화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하는 ‘문화도시 포항’의 핵심 프로젝트 ‘해양 그랜드마리오네트’의 결과 작품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전시 작 ‘Dragon-bot’(2022)과 ‘포항 i’(2023)는 강하고 매력적인 물성의 존재이자 포항과 근대 도시화를 상징하는 철을 재료로 제작된 ‘움직이는 대형 철조각’이다.

‘포항 i’의 ‘i’는 ‘intelligence(지성)’의 이니셜이며 포항이라는 도시를 살아있는 지성체로 접근하기 위함을 뜻한다. ‘포항 i’는 포항감각과 포항다움을 체현한 작품이다. 강하고 따뜻한, 묵직한 버팀과 영원한 포용의 물질 철에 인간은 생명의 호흡을 불어 넣고, 인간의 도시 삶에 없어서는 안될 장치로 끌어들였다. 어느덧 인간에게 새로운 유전물질처럼 각인된 철과 더불어 작가들은 철의 육신적 체현을 이뤄낸 것이다.

‘포항 i’는 ‘해양 그랜드 마리오네트’의 작품 제작팀 ‘영일만 아트&테크 랩’(이하 ‘랩’)이 올해 제작한 것으로서, 애초 제작팀은 포항에서 생산된 철강재를 재구성해 움직이는 조각을 만들고자 했다. ‘랩’은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의 지원으로 ‘움직이는 대형 철 조각’을 만들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포항 전설 중 아홉 마리 용의 전설을 모티브로 해 ‘Dragon-bot’을, 올해에는 용접공을 모티브로 해 ‘포항 i’를 제작했다. ‘랩’은 현재 한-불 공동 제작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국의 김윤환, 안효찬, 김동석, 주민규 그리고 프랑스의 앙리 갈로 라발레 , 뱅상 조제프 샤를이 참여하고 있다.

전시 제목인 ‘오토포이에틱 시티’에서 오토포이에시스(Autopoiesis)는 자가증식, 자가재생, 자기생성, 자기생산 등으로 부르는 용어로서, 칠레의 진화 생물학자 움베르토 마투라나와 프란시스코 바렐라의 연구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이는 자아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오토’와 창조 또는 생산을 의미하는 ‘포이에시스’에서 유래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도시의 변화와 재생을 그 근본적 원리 차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 기획자 이병희 아트디렉터는 “이번 전시는 도시의 변화, 변성, 변형, 전환도 일종의 살아있는 시스템으로서 도시의 자기생산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포항의 잠재성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포항을 형성하는 요소들을 다시 불러보고, 이어보고, 합쳐봄으로써 삶의 활기를 회복하는 기술을 찾아보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포항에서의 아트&테크라는 융합술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항이라는 지역을 탄생케 한 대지의 기술, 여기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공동체를 이루도록 한 하천과 바다의 기술, 근대화 과정에서 유입된 외래 기술, 독립된 근대 국가를 형성하기 위해 건설한 철공업의 용융기술과 쇠가 형성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한 몸들의 노동술이 합쳐져 전시 공간에 펼쳐진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구 수협냉동창고 1층 4개 전시실과 복도에서 진행되며 ‘Dragon-bot’과 ‘포항 i’설계도면 등 해양 그랜드마리오네트 프로젝트에 활용된 아카이브와 움직이는 대형 철조각 애니메이션도 상영된다.

한편 ‘영일만 아트&테크 문화 클러스터’는 최근 포항시의 이차전지 양극재 특화단지,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등 경제와 산업 분야의 혁신성장과 함께 문화예술의 동시 성장 발판을 위한 포항만의 특성화 문화정책이다.

‘영일만 아트&테크 문화 클러스터’의 기본 방향은 포항의 글로벌 과학, 기술자원과 문화, 예술자원이 결합해 문화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문화예술, 관광, 교육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만들어 내는 도시적 차원의 프로젝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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