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웅

아침에 일어나 사립 쪽으로 걷는데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

어제저녁에 나는 닭가슴살 한 팩을 사다가

구워서 맥주 안주로 먹었는데

너에게 몇 점 먹였으면

그 어린 나이에 죽이 않았을 텐데

밤하늘에 슈퍼문이 뜬다고

사방에서 환호성이 들리던데

그 배고픈 저녁에

밤하늘의 슈퍼문이

네 눈을 감겨준 거니

우리는 보통 슬픈 일과 마주치고는 그 일을 그냥 지나쳐버린다. 하지만 시인은 그 슬픔을 잊지 않고 시로 간직한다. 위의 시가 보여주듯이. “맥주 안주로 먹”은 ‘닭가슴살’을 조금만 주어도 살 수 있었을 새끼 고양이가 죽었다. 시인은 자신이 조그만 배려심을 가졌다면 저 고양이는 죽지 않을 수 있었다고 자책한다. 사람들이 환호하는 ‘슈퍼문’과 그 달 아래 죽은 고양이의 모습이 대조되면서 슬픔이 새겨지는 시.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