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졸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직업계고(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이 지난주 2024학년도 전기 고등학교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타 시·도에서 경북으로 지원한 학생이 1천343명(22.56%)이나 됐다고 한다. 청년인구 수도권 유출 때문에 속이 타들어가는 경북도로서는 가뭄 속의 단비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교육당국이 오래전부터 다양한 산업분야(반려동물, 조리, 항공, 산림, 철도) 수요에 맞춘 학과개편을 한 덕분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 취업률이 55.7%로 높게 나타났다. 취업 대신 대학진학을 선택한 학생은 47%다.

고등학교 전기입학 전형은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같은 직업계고와 예술고, 체육고가 대상이다. 경북도교육청 관내에는 모두 6천234명이 지원(5천605명 모집)했다. 타 시·도에서 직업계고에 지원한 학생은 특별전형 820명, 일반전형 523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97명이 늘어났다. 올해 처음 외국학생을 뽑은 한국해양마이스터고를 비롯한 8개교는 인도네시아, 태국, 몽골, 베트남 출신 유학생들이 49명 지원했다.

최근 비수도권 인구소멸 문제가 최대현안으로 떠오르면서,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청년인구 유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직업계고를 졸업한 유능한 인재들이 그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해 선순환 구조를 이루며 사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경북도처럼 직업계고가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유인하려면,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기업들이 급여가 낮고 근무여건도 열악하면 학생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 직업계고도 계열에 따라 취업률 차이가 큰 만큼, 경북지역 특화 산업(모빌리티·반도체·이차전지 등)과 연계한 학과 구조조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교육당국이 잘하고 있겠지만 학교와 지자체, 기업이 산학 협력체제를 강화해서 실무중심의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