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국현

아름다운 동물들은 대체로 쓸개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 진술의 과학적 진위는 증명된 바 없으나

미학적 가치는 기꺼이 동의하는 바

불필요한 무언가 주렁주렁 달고 있다는 건

미(美)보다는 추(醜)의 표시일 수 있겠거니

떼어내고 버려 가벼워져야 비로소 아름다운 것

없애고 비워내 자유로워야 비로소 아름다운 것

시가 그렇고

삶 또한 그렇다

상상력은 더하는 힘이 아니라

솎아내는 힘에서 제대로 꽃 피고

발목과 마음에 두른 굴레 툴툴 털어낼 수 있을 때

빛 향한 자유로운 영혼의 시간 향유할 수 있는 것

“주렁주렁 달고 있는” 장식에서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다. 그런 장식은 부담스러울 뿐이다. 시인은 아름다움이란 장식과 반대로 “떼어내고 버려”야 확보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미학적 가치’관에 따르면, 상상력도 통념과는 달리 “솎아내는 힘에서 제대로 꽃” 핀다. 상상력의 자유로움은 “발목과 마음에 두른 굴레 툴툴 털어낼” 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유로운 영혼이 시와 삶을 아름답게 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