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서양화가 장윤희
기존 회화적 기법 벗어나 아크릴과 다양한 혼합재료로 평면작업 시도
순수한 작업이 진심으로 느껴져서 좋다는 관람평에 ‘긍정의 힘’ 생겨
따뜻함·편안함·위로·공감 줄 수 있는 작가로 선한 영향력 전달하고파

장윤희 서양화가
“저의 좌우명은 ‘길이 없더라도,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한 번 걸어가 보자’입니다. 처음부터 답이 있는 길을 원했다면 전업작가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업 미술작가의 길을 간다는 것은 길이 없는, 길이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한다면 길이 없어도 길을 찾는 재미가 있을 것이고,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난관과 마주하기도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방법이나 대안을 찾을 수도 있고, 이는 결국 없는 길을 만들어낸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길이 없더라도 보이지 않더라도 한번 걸어가 볼 것입니다.”

장윤희 서양화가는 대구예술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해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22 대구아트스퀘어-대구권미술대학연합전에도 참여했다. 당시 참여한 신진작가 18인을 재초대해서 갤러리 더 블루, 대경르네상스포럼연구소와 갤러리 더블루가 공동기획한 전시가 최근 대구에서 있었다. 이 전시는 작가로 성장하는데 진입장벽을 낮추고 전시기회를 제공해 작가의 작업을 지속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마련한 전시였다. 또한 2023 OZBB 유망신진작가 6인에도 선정되는 등 최근 왕성한 작업 성과를 내고있는 장윤희 작가를 지난 20일 만났다.

-최근의 작업엔 어떤 자세로 임하고 있는가?

△현재의 작업은 기존 미술이 갖는 재현적 표현에서의 탈피와 붓과 유화물감을 소재로 하는 회화적 표현에서도 벗어나고자 했다. 평범한 나의 일상은 많은 사람들, 동물, 자연과 상호관계를 형성하면서 살아간다. 이러한 상호관계 속에서 일렁이는 내 안의 감정의 변화들을 작업으로 이끌어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내 안의 나를 자연스레 바라보게 된다. 무언가를 해야하고 채워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가끔은 멍때리기, 작은행복과 기쁨찾기, 감정비우기, 먼저 떠나보내기 등을 통해 온전한 나로 살아가고자 애를 쓰는 자세로 작업에 임한다. 그리고 작업을 하면서 진정한 나의 삶의 가치를 찾고자 한다.

-그러면 작품의 표현기법도 달라졌겠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기존의 회화라고 하면 캔버스에 붓과 유화물감이 주재료였다. 최근의 나는 기존 회화적 기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아크릴과 다양한 혼합 재료들을 사용해서 캔버스를 이젤에 세우는 작업이 아닌 평면작업을 하고 있다. 혼합 재료와 아크릴물감을 쌓고 긁어내기도 하고, 그 위에 형태가 있는 드로잉과 자유로운 드로잉을 하기도 한다. 얼마전 관람객으로부터 내 그림을 보고 있으면 행복과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좋다는 분 그리고 맑고 순수한 작업이 진심으로 느껴져서 좋다고 해주셨을 때 앞으로 작가로서 나아갈 방향성이 선명해지고 보이지않는 긍정의 힘이 생기는 걸 느꼈다.

-작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험하는 것 같은데, 작업 외의 관심사가 있다면?

△작업에 대한 고민은 해도해도 끝이 안나는 숙제같다. 늘 머릿속은 작업에 대한 고민으로 꽉 차 있다. 작업에 대한 고민을 벗어나면 자연스럽게 미술계의 동향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가치상승과 주식시장의 활황과 함께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모색 등으로 미술투자가 팽창하면서 2021년부터 미술시장이 크게 성장했었다. 그러나 최근엔 시장금리 상승과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주춤하면서 그 냉기가 미술시장으로도 이어져 지금 현재의 미술시장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이러한 미술시장의 냉기는 전업작가들에게까지 그 파장이 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술작가라면 미술시장의 과거, 현재, 앞으로의 동향이 어떠할지 등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앞으로의 계획과 꿈 그리고 신념, 혹은 소신이 있다면 말해 달라.

△작가로서의 소박한 바람은 오직 한가지다. 많은 분들에게 따뜻함, 편안함, 위로, 공감을 줄 수 있는 작업을 하는 작가가 되기이다. 더 나아가서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작가로서의 개인적 활동뿐만 아니라 우수한 여러 작가분들과 다 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모색하고 함께 성장하기를 희망한다. 평소 선한 영향력, 즉 좋은 영향력이라는 단어를 화두에 두고 깊은 생각을 한다. 사람이 사람에게 서로에게 선한 영향을 주며 공존하고 공생한다는 의미의 선한 영향력이 미술계에서 확산이 된다면 전업작가와 미술계에 종사하는 분과 미술애호가, 일반 시민들이 같이 즐겁고, 기쁘게 작업할 수 있고, 다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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