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100만 서명운동이 두달여 만에 120만명을 돌파했다.

경주시는 지난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100만 서명 달성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인구 24만명의 기초자치단체인 경주시가 짧은 기간에 120만명 서명을 돌파한 것은 APEC 유치의 당위성 때문이라해도 틀리지 않다. 2025년 11월 개최될 APEC 정상회의 도시 선정을 두고 막판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경주 등 부산, 인천, 제주가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그중 기초단체로서는 경주가 유일하게 뛰고 있다. 경주는 우리나라 대표적 역사문화관광도시다. 천년고도로서 세계적으로 이처럼 많은 세계문화유산을 가진 도시는 드물다. APEC 회의가 유치된다면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 이미 국제회의를 많이 개최한 경험이 있는 도시란 것도 장점이다. 지금은 원전산업 등 첨단과학산업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인근의 산업도시인 울산과 포항, 구미 등을 끼고 있어 한국의 경제성장 모습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다.

미·중·일·러 강국 등 21개국이 참여하는 APEC은 세계인구의 40%, GDP의 52%, 교역량의 4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협력체다. APEC행사 유치로 약 2조4천억원의 경제유발 효과가 있으며, 2만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발생한다고 한다. 지방시대를 선언하고 있는 정부가 지방도시를 개최지로 삼는다면 지역균형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특히 경주는 소수에게도 수혜가 돌아가도록 하자는 ‘포용적 성장’을 비전으로 내세운 APEC의 정신에 맞는 도시다. 경쟁도시 모두가 광역단체인 반면 유일하게 기초단체로서 국제적 행사를 유치할 모든 여건을 완비한 도시다.

각 도시가 내달 정부에 APEC 유치를 공식 신청하게 되면 본격적인 심사가 시작된다. APEC 경주 유치에 대한 120만명의 열정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경북도와 경주시의 빈틈없는 준비가 있어야 한다. 세계문화유산의 도시이자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도시인 경주가 명품 국제도시에 이름을 올리는데 정부도 인색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