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관광혁신 ‘라면축제’

김장호 구미시장이 구미라면축제를 방문한 외국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구미라면축제를 방문한 외국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구미시는 그동안 산업도시, 공업도시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해왔다. 산업도시와 공업도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트랜드가 되고 있는 관광산업에는 맞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선8기 김장호 구미시장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혁신(革新)’을 강조해 왔다. 그 혁신은 구미의 관광정책에도 대변화를 가져왔다. 산업도시,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바꾸기보다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구미라면축제’이다. K-라면이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농심의 신라면이 구미시에서 생산된다는 것에 착안해 축제를 만든 것이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제2회 구미라면축제 현장을 찾아 구미라면축제의 매력과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산업·공업 도시 이미지 관광정책에 활용

K-대표 신라면 구미 공장 착안해 축제로

추억의 라면땅부터 얼큰 최루탄 김치라면

마녀들이 만든 건강라면까지 30여 가지

市, 4가지 테마로 구성 다양한 행사와 연계

원도심 전체 축제장으로… 10만 인파 몰려

모처럼 젊은 세대 운집 거리 활기로 가득

축제장 내 즐비한 빈 점포들은 해결 과제

구미라면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라면을 먹고 있다. /구미시 제공
구미라면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라면을 먹고 있다. /구미시 제공

□ 라면, 요리가 되다

구미라면축제는 라면축제답게 라면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구미시는 지역 음식점 15곳을 엄선해 축제장 중간에 위치한 라면테마광장에서 라면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도록 했다. 그 결과 누룽지라면, 신라면투움바파스타, 얼큰라면술밥, 단신라면, 추억의 라면땅, 홍게라면, 치즈라면 등 30여 가지의 다양한 라면 음식을 탄생했다. 매운맛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한 최루탄김치라면, 숙취해소를 위한 황태해장라면, 라면과 고기를 조합시킨 소불고기짜장라면과 돼지라면 등 이색적인 라면도 큰 인기를 얻었다. 라면이 인스턴트 음식이라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건강식 라면도 선보였다. 일반적인 라면스프를 대신해 시금치, 당근, 자색고구마 등으로 소스를 만든 라면으로, 마녀들이 만든다고 해서 마녀라면으로 판해했다. 판매된 라면들의 가격도 5천원∼8천원으로 저렴해 방문객들의 호평을 얻었다. 또 구미시와 해외자매·우호도시인 베트남 박닌시, 일본 오츠시, 대만 도원시도 이번 라면축제에 참가해 자국의 라면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 라면과 더불어 다양한 볼거리 제공

구미라면축제는 도심에서 열리는 첫 축제로, 구미역에서 산업도로로 이어지는 역전로와 문화로, 금리단길 등 원도심에서 다양한 행사를 연계해 도심 전체를 축제장으로 만들었다. 도심 전체를 축제장으로 만들기 위해 △즐길라면!라면로드(홍보 및 체험존) △쉴라면!힐링거리(포토존 및 셀프 라면 식음존) △먹을라면!라면 테마광장(이색라면 식음존) △빠질라면!라면 스테이지(무대공연 프로그램) 등 4가지 테마로 구성해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헀다. 특히, 농심의 라면제품을 활용한 포토존에서는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객들이 추운 날씨에도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국내 유일의 라면 축제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외국인들도 라면축제를 보기 위해 행사장을 많이 찾았고, 평소 라면을 즐겨는 것으로 알려진 유명 연예인 강호동씨도 축제 첫 날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구미시가 이번 라면축제와 더불어 다양한 볼거리를 위해 인근지역 축제들과 연계한 것도 인상적이다. 시는 축제기간인 17일과 18일 문화로 청춘페스티벌과 18일 원평동 방천축제, 18일과 19일 축제장 내에서 진행된 ‘구미에서 즐거울 락’거리공연과 구미역 후면광장에서 열린 구미생활문화예술인축제, 구미영상미디어센터에서 17일과 18일 열린 ‘구미 금비천 Digilog춤축제’, 축제장 내에서 열린 ‘삼성,LG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와 함께 하면서 방문객들에게 구미의 다양한 문화행사를 소개했다.

 

구미라면축제장을 찾은 가족단위 방문객이 농심 라면 포토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락현 기자
구미라면축제장을 찾은 가족단위 방문객이 농심 라면 포토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락현 기자

□ 청결도 100점

음식축제에서 가장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청결과 바가지요금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구미에서는 그런 문제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구미라면축제는 청결면에서도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축제장 별도의 공간에 프레쉬존을 곳곳에 만들어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보관하도록 해 냄새와 거리미관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야외임에도 축제 기간 3일동안 깨끗함을 유지했다. 이는 구미시의 세심한 준비와 축제 참가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이번 축제에서 사용된 일회용 용기가 모두 자연분해되는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면서 친환경을 위해 노력한 점도 돋보였다. 음식가격도 사전 검토를 충분히 거쳐 정가로 결정해 바가지요금 문제를 해결했다.

 

라면테마광장에서 마녀 복장을 한 식당관계자들이 마녀라면을 만들고 있다. /김락현 기자
라면테마광장에서 마녀 복장을 한 식당관계자들이 마녀라면을 만들고 있다. /김락현 기자

□ 축제가 침체된 상권을 살린다

구미라면축제가 처음부터 도심에서 열리진 않았다. 낙동강체육공원에서 열린 제1회 구미라면축제도 당시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김장호 시장은 만족하지 않았다. 김 시장은 축제장에 와서 라면만 먹고 가는 것에 만족하지 못했다. 라면과 더불어 구미를 제대로 알리면서 지역상권도 함께 살아야한다고 생각해 축제장소를 도심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많은 반대에 부딪혀야 했다. 구도심이 너무 좁아 주차공간과 무대 등 행사장 시설을 설치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게 이유였다. 또 축제로 인한 민원폭증도 우려된다며 공무원들조차도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김 시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해외 축제 사례를 들어가며 라면축제가 구도심의 상권을 회복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라면축제기간 3일 동안 2번도로(문화로)와 새마을중앙시장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주말에도 오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 문화로에는 모처럼 젊은 세대들이 움집해 활기를 뛰었다. 이로인해 처음 도심에서 축제를 개최하는 것을 반대했던 상인들도 생각이 바뀌었다. 문화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3)씨는 “십수년간 문화로에 사람이 이처럼 많았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도심에서 무슨 라면축제냐 라며 생각했었는데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일 줄은 몰랐다. 덕분에 모처럼 장사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적극 협조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구미역 뒤 금리단길의 10여 개의 업체들은 축제 기간 방문객에게 제품할인, 영업시간 연장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들로 인해 축제기간 구미시민 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외지인 등 많은 인파가 축제장을 찾았다. 구미시에 따르면 축제 기간동안 약 10만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구미역 일원에서 열린 구미라면축제에 행사기간 1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구미시 제공
구미역 일원에서 열린 구미라면축제에 행사기간 1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구미시 제공

□ 빈점포 활용방안을 찾아라

구미 도심에서 처음으로 열린 구미라면축제는 행사기간 동안 10만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큰 성공을 거두기는 했으나, 축제장 내 즐비한 빈 점포들은 보여주고 싶지 않은 구미의 단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약 500m거리의 들어선 축제장에 빈 점포의 수는 헤아릴 수 조차 없이 많았다. 오히려 문을 연 점포 수가 더 적은 것 같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문화로도 마찬가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축제장소를 도심으로 바꾼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인들과 지주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구미시는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작년부터 구미역 리모델링과 정주 환경 개선, 도심 상권 활성화, 낭만 문화도시 조성 등의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이는 앞으로 구미라면축제가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하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축제 장소를 그에 맞는 축제 장소로 탈바꿈 시키기 위한 것도 한 이유이다. 하지만, 원도심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원도심 주민들도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구미시에 적극 협조해야한다. 언제까지 빈 점포가 즐비한 곳에서 축제를 할 수는 없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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