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

웃으며 달려오는 아이를 향해

엄마가 두 팔을 활짝 편다

엄마 팔이 쭉쭉 늘어난다

엄마 품은 둥글어지고 움푹해진다

공중으로 뛰어오른 아이가

품 안으로 막 뛰어드는 찰나

바람을 껴안은 플라타너스는

푸르게 부풀어 올라 한껏 휘어진다

(중략)

엄마 품에 다 안겼는데도

아이는 뜀박질을 멈추지 않는다

엄마란 존재는 신비롭다. 물론 평범한 이들이 엄마가 된다. 그녀들은 평범한 삶을 살지만 엄마로서 살 때는 존재의 신비를 뿜어낸다. 엄마가 아이를 안기 위해 “두 팔을 활짝” 펴자 그 “팔이 쭉쭉 늘어”나는 것처럼. 엄마는 세계와 조응하는 존재다. 엄마가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플라타너스도 바람을 껴안으며 “푸르게 부풀어” 오르듯이. 하여 엄마 품속에서 아이는 계속 뛰어다닐 수 있다. 바람이 멈추지 않듯이.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