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에서 출몰하고 있는 빈대 확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합동대책본부가 출범한 데 이어 대구시도 빈대 확산 방지대책에 나섰다. 특히 대구는 지난달 대구의 한 사립대학교 기숙사에서 학생이 빈대에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대학 측이 긴급 소독에 나서는 일이 벌어져 시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져 있는 상태다.

전국적으로 보면 지난달 인천의 한 찜질방 매트에서 살아있는 빈대 성충과 유충이 발견됐고, 서울의 가정집에서도 빈대가 출몰, 방역 작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까지 방역당국에 접수된 빈대 의심 사례는 30여 건에 이른다.

흡혈 해충인 빈대는 감염병을 전염시키지는 않지만 사람이 물리면 피부에 물집, 두드러기 등 염증과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감염병 못지않게 혐오감, 공포감을 주는 해충이다. 국내서는 1960년대 살충제 보급으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구와 인천 등에서 신고가 접수되면서 상당지역에 이미 빈대가 재확산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

특히 최근 등장한 빈대는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돌연변이여서 강력하고 선제적 방역이 필요하다. 지난 여름 프랑스에서 빈대가 출몰해 내년도 올림픽을 앞두고 비상이 걸린 바 있고, 지난달에는 영국 런던 지하철에서도 빈대가 발견돼 충격을 주었다. 우리도 남의 나라 일이라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에 출몰한 빈대도 외국인이 다녀간 장소에서 발견된 것으로 파악돼 코로나 해제 이후 늘어난 해외 여행객에 의한 전파로도 짐작을 한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이나 버스 그리고 숙박시설, 찜질방, 고시원 등은 방역 요주의 장소로 삼아야 한다.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에도 불구 따뜻한 날씨 탓으로 모기까지 극성을 부리는 요즘이다. 지구온난화로 해충의 활동 기간이 늘어나고 내성까지 생겨 방역효과가 떨어진다. 보건당국은 보다 강력하고 선제적 방식으로 방역에 나서야 한다.

지난달 대구에서 빈대 소동이 벌어졌는데 대구시가 이제와 빈대 방역에 나선 것은 늦은 감이 있다. 좀더 긴장감을 갖고 해충 방제에 대응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