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사랑의 포로였고/슬픔의 포로였고/자유의 포로였다

생각하면 나는,/죽음의 포로였고/허무의 포로였고/생명의 포로였다

도대체 나는,/묶이지 않으면/살지를 못했다

정말 그랬던 것 같은데,/감옥들은 오래되어/자꾸 낡아 가나

생각하면, 요즘 나는/출소가 코 앞인 죄수처럼/기운이 좀 난다

시인은 사랑, 슬픔, 자유, 죽음, 허무, 생명 등의 포로로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시인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 의미 있는 삶을 위해 무엇인가에 “묶이지 않으면/살지를 못”하는 것이다. 하나 맹렬하게 사는 사람들이 지독한 수형 생활을 할 터, 시인도 그러한 수형 생활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는 “출소가 코 앞”일 것 같다고 하는데, 도리어 독자로서 걱정이 된다. 해탈이 머지않았다는 뜻 같아서다…. 건강하시길!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