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우리의 웃음은 슬픔의 가면이 아니요,

우리의 선량함은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랑하지 않는 이들을 애처롭게 여긴다,

합당한 만큼보다 훨씬 더 많이, 지나칠 정도로.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도 경이로운 존재다,

세상 그 무엇도 이런 놀라움을 안겨주지는 못하리니.

밤하늘에 뜬 찬란한 무지개도,

새하얀 눈밭 위를 날아다니는 나비 한 마리도.

우리가 잠들면

꿈에서 이별이 보인다.

그래도 그것은 좋은 꿈,

그것은 좋은 꿈이다,

언젠가는 깨어나기 마련이므로. (부분)

사랑에 빠진 이들은 삶에서 가장 큰 기쁨을 향유하는 이들이다. 아마 경험해본 이들은 알리라. 시인이 말해주듯이 연인 앞에서 웃는 웃음은 ‘슬픔의 가면이 아니’며 순수하게 샘솟는 웃음이라는 것을. 처음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을 때, 상대방은 “너무도 경이로운 존재”로 현현한다. 왜냐고? 마법처럼 저이 앞에서 마음이 들뜨지 않는가! 연인들에게 사랑은, 이별의 상상조차도 곧 깨어날 꿈으로 여길 정도로 강력하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