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로웰

내가 당신을 떠날 때

세상은 힘없이 둥둥 울린다.

마치 늘어진 북처럼.

나는 삐죽한 별들을 보며 당신을 부르고

바람의 등줄기를 향해 소리 지른다.

하나씩 하나씩

빠르게 스쳐가는 길거리들은

내게서 당신을 멀리 밀어내버리고,

도시의 등불이 내 눈을 찔러서

더 이상 당신의 얼굴을 볼 수 없다.

내가 어째서 당신을 떠나야 하는 것일까,

날카로운 밤의 모서리에 스스로 상처 입기 위해서?

‘나’는, ‘나’ 자신도 이유를 모르지만, 사랑하는 ‘당신’을 떠나야 했다. 시는 당신을 떠난 이후 ‘나’에게 일어난 고통을 묘사한다. 세상은 “늘어진 북처럼” 둥둥 울리고, ‘나’는 밤하늘 별을 보며 당신을 부르지만, 거리는 당신을 밀어내버린다. 또한 도시 등불에 눈이 찔려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얼굴을 볼 수 없”고, 밤은 ‘나’의 심장을 날카롭게 찌른다. 이별의 고통을 도시적 서정을 통해 탁월하게 형상화한 작품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