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렬

어디서나 푸른 숲들은 아프다 한다

불법 다이아몬드 채취꾼들이 마구잡이로 파헤치는

지구의 대형 산소 공급원이며

날것 자연 슈퍼마켓인 아마존 밀림

싸움터로 나가는 전사들처럼 얼굴에 전투 문신을 그린

원주민들이 정부 환경정책담당관을 만나

철저히 단속해줄 것을 요청하지만

글쎄, 영 미덥지 않은 눈치다

한편 우리는 어떨까?

저 남미(南美) 아마존의 원시림처럼

마구잡이 벌채를 하고 땅 갈아 엎고 그 위에

우뚝 제주2공항을 건설해도 괜찮은 것일까

푸른 숲과 땅이 벌건 맨살을 드러내고

온몸 뒤틀며 몹시 아프다고 신음할 것 같다

아마존 밀림 개발이 허용된 후 밀림이 ‘마구잡이로’ 훼손되고 있다고 한다. 시인은 남미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 훼손이 그 지방만의 문제가 아님을 환기한다. 한국만 하더라도 제주2공항을 건설한다고 숲과 땅이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지구 훼손은 한 나라만의 일이 아니라 그야말로 인류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시인은 말해준다. “얼굴에 전투 문신을 그린/원주민”이나 우리는 같은 지구 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