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이르면 내달 2일 공식 건의…당 지도부 분위기는 긍정적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기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기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30일 당 혁신위원회가 1호 혁신안으로 추진하는 ‘대사면’을 두고 당사자인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반발하는 데 대해 “당시 윤리위 징계 결정을 다시 돌아보라”고 지적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홍 시장은 지난 7월 수해가 심했던 상황에서 골프를 한 것을을 이제 와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지, 당시 윤리위원들의 의견도 들어본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이 전날 “말도 안 되는 사유를 들어 징계하는 모욕을 주고 이제 와서 사면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한들 내가 받아주겠나”라고 반발하며 김기현 대표와 혁신위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박 수석대변인은 “홍 시장이 주말 내내 글을 굉장히 많이 올렸는데 일부 댓글을보니 ‘홍카콜라인 줄 알았더니 쉰카콜라구나’라는 글이 있었다”라며 “당이 어렵고 힘든 상황인데 당을 오래 지켜온 중진으로서 감안하고 해줬으면 한다.각각의 이야기를 뱉어내듯 쏟아내는 건 자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홍 시장은 ‘수해 골프’ 논란으로 지난 7월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10개월 징계를 받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도 “당시 결정했던 윤리위원들의 결정사안을 다시 돌아봤으면 한다”며 “정말 당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흘러가는 전체 물줄기 속에서 국민의 바람이 어떤 건지 생각하고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반수생이 다시 시험을 봐서 다른 학교로 갈지, 지금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지난 학기에 교수가 평점을 안 줬다거나, 조교가 학사 지도를 잘 안 해줬다고 불평하는 듯한 느낌이다.큰 걸 정리해놓고 나머지 것들을 이야기하는 게 옳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탈당이나 신당 창당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비판을 계속하거나 혁신위의 제안에 반발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인 셈이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에서도 “굉장히 정당의 윤리위 징계나 이런 것들을 희화화하면서 사용해 왔던 사람들이 이것을 또 무슨 대단한 시혜적 조치인 것처럼 하고 있다”고 반발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과 당에 대한 공개 비난 등이 한꺼번에 문제가 돼 1년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혁신위는 이르면 다음 달 2일 당 지도부에 ‘징계 일괄 해제’를 공식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이날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이르면 이번 목요일 최고위원회의 때 대사면을 건의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혁신위의 대사면 추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을 위한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사면 대상자들도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으로 국민과당원의 눈높이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기현 대표가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한 만큼, 여기서 나온 메시지를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