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하테 타이(정수윤 옮김)

나의 뺨은 달에 다가가고, 그는 조용히 녹아든다

뺨에 흐르는 그 물은 언젠가 바다와 같은 꿈이 되어

나를 먼바다로 흘려보낸다

과거와 내일이 모두, 같은 시간대처럼 펼쳐질 때

나는 모든 것을 잊고, 모든 것을 알고, 잠이 들지

잠든 얼굴이 귀여운 건 살짝 죽어 있기 때문이야.

누군가가 옆에서 그렇게 속삭인다

일본의 30대 젊은 시인의 시. “나의 뺨은” 달을 향하고 ‘그’는 달빛 속으로 용해된다. 방안에 흐르는 달빛은 “나를 먼바다로 흘려보”내는 꿈으로 이끈다. 꿈속에서는 시간 역시 용해되어 “과거와 내일이 모두, 같은 시간대”에 만나는데, 시인은 그 속에서 “모든 것을 잊”는다. 이 망각은 “살짝 죽어 있”는 상태, 시인은 모든 것으로부터 방심한 그 작은 죽음에 어떤 친근감을 느낀다. “잠든 얼굴이 귀”엽다니 말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