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직물·차부품·공구류 등 비중
회복세였던 이란 수출에도 찬물
방산부품 제조 반사이익 볼 수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전쟁 장기화 및 확전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이란 수출이 다시 위축될 전망이란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전쟁 당사국인 이스라엘 수출 감소는 불가피하고, 중동지역을 대상으로 한 섬유 직물, 자동차부품 등의 수출 피해가 예상된다.

22일 대구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이-팔 전쟁에 따른 대구지역의 중동 해외투자·수출 현황과 영향’에 따르면 대구 지역은 이번 전쟁으로 섬유 직물, 자동차부품, 의료용기기, 공구류 등에서 수출 피해가 전망된다.

또, 국가별로는 이스라엘에 대한 수출 감소 및 최근 회복세를 보이던 이란 수출이 이번 전쟁으로 다시 침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무기류를 제조하는 방산 부품과 방산 부품 제조에 필요한 공작기계 부품을 제조하는 지역 기업들은 전쟁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의 이스라엘 주요 수출품목은 자동차부품, 탄화텅스텐, 초경공구류, 인쇄회로, 공작기계부품 등이며, 지난해 기준 이들 5개 품목이 이스라엘 수출의 5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우-러 전쟁 당시 대구지역의 우크라이나, 러시아 수출은 전쟁 발발연도에 20%∼40% 이상 줄었다.

이스라엘이 전쟁 당사국인 만큼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현지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이로 인한 이스라엘 수출도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역 자동차부품 기업들은 전쟁으로 인해 이스라엘 수출이 애초 계획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이란 수출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2014년 1억4천만 달러에 달했던 대구지역의 이란 수출은 미국의 경제 제재 조치와 코로나 팬데믹 위기 등을 거치면서 지난해에는 수출이 692만 달러에 그쳐 90% 이상 줄었다.

하지만, 올해 기저효과와 미국의 경제제재 일부 해제 등으로 이란 수출이 89% 이상 급등하는 등 회복세를 보여 왔으나, 중동의 종주국이라 자부하는 이란시장을 중국에 뺏기는 것은 지역경제에도 큰 손실이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환율 등 거시지표의 변동성 증대도 지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팔 전쟁 전부터 두바이유 기준 지난해 말 78달러에서 지난달 말 96달러로 20% 이상 급등하는 등 불안 조짐을 보여 왔다.

중동 사태로 말미암은 공급차질 우려 등으로 국제유가 향방이 더욱 불확실해졌고, 유가가 90달러 수준 이상이 계속 유지된다면 국내물가 및 기업경영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지역기업들은 고금리와 유가 등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면했다”며 “중동 정세가 계속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기관에서는 중동지역 투자·수출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사태 추이에 따라 선제적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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