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리얼 루카이저

사랑

그것의 풍요로운 영예 속에서

나는 창가에 선 채

메마른 구월의 굶주린 나무들을 바라본다

사랑

이제껏 금지되었던 깊은 그것이

내게 선물 하나를

가져다준다

내 피부를 할퀴고

내 눈을 부수어 열어낼,

오래도록 갈망해온 선물을,

마침내

절박한 황홀경으로부터

죽음과 광기를

힘을

(박선아 옮김)

시인은 사랑에 굶주려 있다. 창밖의 저 “메마른 구월의 굶주린 나무들”처럼. 하나 “사랑의 풍요로운 영예 속에” 자신이 존재함을 그는 알고 있다. 사랑은 “오래도록 갈망해온 선물”처럼 그에게 닥치리라는 것을. 사랑은 말라붙은 그를 파괴하며 들이닥칠 것이다. “내 피부를 할퀴고/내 눈을 부수어 열어”내면서. 그리하여 ‘마침내’ 그는 “절박한 황홀경으로부터/죽음과 광기를”, 즉 시를 “쓸/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