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사진작가 임지연
‘2023 사진의 섬 송도’ 사진아트페어에 ‘안녕, 다무포’ 주제로 참여
고래 사라진 다무포… 관광마을로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노력 담아
“많은 관객에 인정받기보다 나 자신에 인정받길 우선적으로 원해”

임지연 사진작가

임지연(52) 사진작가는 2018년 사진에 본격 입문한 새내기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대상에 숨을 불어넣는 심미안적 사진 작업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그는 3년 전부터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강사리의 작은 어촌마을인 다무포 마을을 찾아 이곳의 정겨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주목받고 있다. 다무포 마을은 2006년 인근 해안에서 2천 마리가 넘는 고래가 목격될 만큼 국내 대표 고래 서식지로 손꼽혔었다.

20∼22일 포항 송도 코모도호텔에서 개최되는 ‘2023 제7회 사진의 섬 송도’ 사진아트페어에 ‘안녕, 다무포’를 주제로 참여하는 그를 지난 14일 만나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사진의 섬 송도’ 부스 전이 첫 포트폴리오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소감을 듣고 싶다.

△다무포 마을은 1970년대까지 고래잡이가 성행했었던 곳이다. 2008년에 고래생태마을로 지정되었지만 고래가 떠나고 없는 지금, 포항시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역량 강화사업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하얀 벽과 파란색 지붕으로 채색하고 고래를 형상화한 조형물과 고래 이미지 몇 가지로 지금의 다무포 이야기를 하고 있다. 관광마을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고자 많은 분이 노력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

-사진작가가 된 지 5년째다. 사진을 하게 된 동기는.

△사진은 소통이다. 촬영하는 대상과의 소통이기도 하고 결과물과 관객들과의 소통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과의 소통이라는 점이다. 2013년 포스코한마당 사진 강좌를 통해 사진을 접했다. 막연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사진을 통해 나도 몰랐던 내면의 나를 만나게 되었고, 그 이후 대상과의 소통을 통해 나를 좀 더 깊이 알아가는 즐거움으로 사진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작품 발표는 주로 어디에 어떻게 하나.

△작품 발표에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내 작품의 첫 번째 관객이자 중요한 관객은 나 자신이라는 말에 적극 동의한다. 2017년 ‘퍼스널다큐전-사진상회’(포항 모네갤러리), 2018년 ‘꽃피는 봄날에는’(포항시립 중앙아트홀)과 ‘포항산책(포항문화예술회관)’에 참여했고, 2019년 충북문화관에서 열린 ‘집으로 가는 길’ 기획전에 참여했다. 2021년에는 ‘다각적 시선’(포항문화예술회관) 기획전시에 참여했으며, 2022년과 2023년에는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참여했다.

-사진의 섬 송도에 출품하는 ‘안녕 다무포’전을 소개해 준다면.

△‘안녕 다무포’는 30여 점 작품 중 15점 정도가 20일부터 22일까지 송도 코모도 호텔 224호에서 전시된다. 다무포는 사라진 고래를 기다리는 의미보다 공동화현상이 가속되고 있는 어촌마을의 현실이 먼저 다가왔었다. 공동화현상은 소도시뿐만 아니라 전국 수많은 어촌이나 농촌 마을의 당면한 과제일 것이다. 해답이 묘연한 다무포에서 위안과 희망을 찾고자 적지 않은 발걸음을 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임 작가에게 사진의 의미는.

△나에게 사진은 나 자신과 내 주변의 모든 것들과 조우하는 수단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심하게 지나쳤던 소소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만난다는 설렘에 의미를 둔다. 그 대상들과의 조우를 통해 나를 투영하는 것이 매력적이다.

-사진을 하면서 좋은 점은.

△재현과 표현이라는 두 가지 접근법 중 나는 표현이라는 부분에서 사진의 묘미를 찾고 있다. 스치는 대상일지라도 프레임에 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심적 물적 필요 요소들이 있다. 짧은 순간에 그 필요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신중함과 진중함이 담보되어야 한다. 사진 작업은 내 삶에 적지 않은 긍정적 영향을 주었고 현재도 주고 있다.

-임 작가가 지향하는 사진 작업은.

△사진이 가지고 있는 사실성은 다른 예술 장르와 다른 사진 만의 장점이고 위대한 영향력을 만들 수 있는 요소다. 따라서 나의 사진 작업에는 그 사실성을 담보로 한 표현 형식을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 심미안적 접근과 사실성은 내 작업의 기준이 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치지 않고 싫증 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사진 작업을 위해 다급해지지 않으려고 한다. 소소하지만 알찬 사진 작업을 위해 작업 순간순간을 즐기고자 하면서, 작업 자체에 내가 매몰되지 않도록 최대한 걸음을 느리게 하려고 한다. 많은 관객에게 인정받기보다 나 자신에게 인정받기를 우선적으로 원한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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