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으로 읽는 금강경’
김창영 지음
따뜻한손 펴냄·인문

방대한 대장경 가운데서도 최고로 꼽히는 금강반야바라밀경을 중학생 수준의 문해력을 가진 독자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읽도록 쉽고 편한 용어로 옮긴 책 ‘뜻으로 읽는 금강경’(따뜻한 손)이 출간됐다.

금강경은 금강반야바라밀경의 줄임말로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경전 중 하나이자 대승불교의 근본을 이루는 경전이다. 금강경은 금강과 같이 견고해 어떠한 번뇌와 집착도 깨뜨려버릴 수 있는 부처님의 말씀이라는 의미이며, 반야바라밀은 ‘깨달음의 저 언덕에 이르는 깊고도 수승한 지혜’를 뜻한다.

책은 영어본으로 읽으면 이해가 되는 금강경이 조계종 표준번역본으로 보면 왜 어려운가 하는 문제점에서 출발했다. 표준번역본은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 등 금강경 키워드가 인도 승려 쿠마라지바가 만든 용어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은 채 ‘그들만의 전문용어’로 기술됐다.

한국일보 기자와 코리아타임즈 논설위원, 일본 교도통신 월드뉴스 칼럼니스트를 거쳐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을 지낸 저자 김창영은 쿠마라지바와 현장의 한문본, 산스크리트본, 영어본, 중국 최고 대가들이 쓴 ‘금강경 5가해’ 등 다양한 불교서적과 최근 출판된 국내외 번역본을 참고해 금강경을 중등 교과서 수준의 상식적이고 평이한 단어로 풀어냈다.

이 책은 두 파트로 이뤄졌다. 1부 ‘맨발의 싯다르타’는 인도 북부의 작고 평화스러운 나라 샤카에서 태어난 태자가 생사의 고통을 뛰어넘고 지극히 행복한 경지(열반)에 이르는 과정을 서술한 붓다의 일생, 2부 ‘금강반야바라밀경’은 흔히 ‘금강경’이나 ‘Diamond Sutra’라고 불리는 경전을 아름답고 평범한 우리 언어로 옮긴 행복과 평화의 복음서다.

본문보다 어려운 주석이나 주해를 붙이는 대신 석가모니의 간략한 일대기를 함께 실었으므로 어느 부분을 먼저 읽어도 완성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간명하면서도 세심하게 서술했다.

이 책은 난해한 용어나 고도로 축약된 시적(詩的) 서술에서 벗어나고 석가모니 사후 2천600여 년 동안 축적된 과학기술의 발달을 수용, 붓다가 천안(天眼)으로 살핀 우주의 섭리, 혜안(慧眼)으로 파악한 미생물의 세계까지 번역에 응용해 초보적인 지식과 상식만 있으면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지은이의 말에서 “팔만사천 대장경 중에 최고로 손꼽히는 금강경이 대웅전에 모셔져만 있지 말고 논어처럼 교양서로, 도덕경처럼 인문서로 널리 활용된다면 더 이상의 보람이 없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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