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DGB금융지주 김태오 회장의 3연임에 제동을 거는 발언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고객 동의 없이 예금연계 증권계좌 1천여개를 임의 개설한 혐의로 대구은행을 강도 높게 검사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최근 김 회장의 연임 논란까지 발생하자 DGB금융 지배구조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5일 서울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취재기자들에게 “DGB금융이 회장후보 연령제한을 다른 금융사 수준으로 높이는 것에 대한 논의는 물론 할 수 있지만, 이미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시작된 상황에선 축구경기가 시작됐는데 룰을 중간에 깨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임을 준비하는 CEO는 경쟁자들과 대비할 경우 정보의 양이나 이사회와의 친분 등에서 모두 우위에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순 없다. 시작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DGB금융은 내부 규범에 ‘회장은 만 67세가 초과되면 선임 또는 재선임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회장은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 말에는 만 69세가 된다.

DGB금융은 지난달 25일 회추위를 열고 회장 선임 원칙 및 관련 절차를 수립한 상태다. 첫날 회의에서 회추위는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 확보라는 대원칙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발표했다. 회추위는 앞으로 내·외부 후보군을 압축하기 위해 롱리스트·숏리스트(3명) 선정과정을 거친 뒤 후보평가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연말쯤이면 최종후보자가 결정된다.

DGB금융 차기회장 선임에 대한 대구·경북지역의 대체적인 여론은 내부사정에 정통한 금융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며, 현재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을 비롯해 몇몇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차기 DGB금융 CEO는 기본적으로 경영성과가 뛰어나야 하며, 대구경북 경제 발전과 성공적인 시중금융그룹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 선정돼야 한다. 회추위가 독립적인 위치에서 이미 확정된 절차와 프로그램을 잘 이행해 최적임자를 선정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