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원
그는 난간이 두렵지 않다
벚꽃처럼 난간을 뛰어넘는 법을
아는 고양이
그가 두려워하는 건 바로 그 묘기의
명수인 발과 발톱
냄새를 잘 맡는 예민한 코
어리석은 생선은 고양이를 피해 달아나고
고양이는 난간에 섰을 때
가장 위대한 힘이 솟구침을 안다
그가 두려워하는 건
늘 새 이슬 떨구어내는 귀뚜라미 푸른 방울꽃
하느님의 눈동자 새벽별
거듭나야 하는 괴로움
야옹
야옹
시인은 고양이가 되고 싶은 것일까. 그에게 고양이는 “난간을 뛰어넘는 법을” 잘 아는 존재자다. 난간 위에 서 있다는 것은 경계선 위에 서 있다는 것, 고양이는 어디에 얽매이지 않는다. 도리어 고양이는 “난간에 섰을 때/가장 위대한 힘이 솟구”치는 것이다. 그러나 고양이가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자연 속 작은 존재들의 아름다움이 뿜어내는 신성과 영원회귀의 괴로움을 살아나가야 하는 자신의 운명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