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가 끝나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물가가 줄줄이 인상될 조짐이다. 우유업체들이 원유값 상승을 이유로 이달부터 유제품 가격을 3∼13%를 올렸다. 대형마트에서 1L 우유가 3천원을 육박한다. 그 여파로 빵과 아이스크림, 커피 등 유제품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밀크레이션 우려가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이번 추석은 과일값이 폭등하는 등 크게 오른 물가 탓에 추석 차례상을 간소화한 가정이 늘었다. 게다가 지속 오르는 기름값 때문에 모처럼 맞은 황금연휴를 두고도 외출을 자제한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코로나19와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받아 지난해 7월 6.3%까지 올랐다가 올 6월 2.7%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8월 3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서 물가 불안이 재연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이가 많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대표적인 먹거리 물가지표인 외식물가가 27개월째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또 가공식품도 전체 평균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의하면 서민들이 즐겨 찾는 대표외식 메뉴인 자장면은 55.4%가 올라 9년새 가장 많이 오른 품목으로 꼽혔다.

올들어 이상기후로 과일과 채소류 가격이 여전히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문제는 유류가격이 우리 경제를 지속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 연장을 밝히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 고공행진 중이다. 국내 휘발유값은 12주 연속 L당 1천700∼1천800원선에 머물러있다.

잘 알다시피 우리 경제는 유가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전기료와 교통비 등 유가와 연관되지 않는 물가가 없기 때문이다. 고물가는 서민들에게 가장 고통을 준다.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물가 안정에 전력해야 한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상반기는 저조하나 하반기부터는 살아날 것이라는 상저하고의 전망을 냈다. 하지만 물가 안정없이는 경제전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추석연휴 이후 불안한 조짐의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