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올리버

그 개는 내 뺨에 뺨을 마주 대고

마음을 표현하는 작은 소리들을 내.

내가 깨어 있거나 잠에서 깨어나면

발랑 등을 뒤집어 네 발을

공중으로 들어 올리지,

그 열렬한 검은 눈.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줘.” 개가 말하지.

“또 말해줘.”

이보다 더 달콤한 편곡이 있을까? 자꾸만 자꾸만

개는 묻게 되지.

나는 말하게 되지.

(민승남 옮김)

우리가 집에서 키우는 개를 사랑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개는 사랑에 순수하고 정직하기 때문이다. 개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표현”할 줄 안다. “작은 소리들을 내”면서. 개의 “열렬한 검은 눈”은 그 열망을 순수하게 표현한다. “발랑 등을 뒤집”고 그 검은 눈으로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 달라는 개의 요청은 끝없이 반복되고, 하나의 ‘달콤한 음악’으로 편곡된다. 이 요청을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