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진

나무를 심은건가 내 몸에서 흔들리는 나뭇가지, 우아한 풀들이 자라나는 공중의 들판 너는 길고 나는 아름다워 꼬리에서 자꾸만 긴 뱀이 자랐네 팔에선 좁은 들길이 자랐네 내가 걸어간 발자국을 달빛 내려앉은 공중이라고 해줘 나에게 와주었을 때의 저녁, 나무가 흔들리는 들판에서의 만남 별들이 고요해지면 우리는 긴 혀를 뻗어 서로의 입술을 훔쳤네 관자놀이에서 흘러내리던 별

몸에서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공중에 들판이 펼쳐진다. 그 들판 위에 길게 늘어져 있는 ‘너’는, ‘나’의 ‘꼬리’에서 자라난 뱀이 되고, ‘좁은 들길’이 된다. ‘나’는 이 들길을, 뱀을, ‘너’를 걷는다. 그곳에도 나무가 있어 바람에 흔들리고, 달빛이 내려앉으며, 별들이 ‘나’의 “관자놀이에서 흘러내”린다. 이 들판 위에서 뱀의 혀를 가진 ‘너’와 ‘나’는 “서로의 입술을 훔”친다…. 관능적인 사랑의 꿈이 펼쳐지는 공중 들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