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태

누이동생의 하이얀 첫아이를 보듬고

어둠에 잠긴 도시를 내려다본다

해골을 넣고 다니는 시뻘건 그림자들을

낚시 바늘처럼 반짝이는 네온의 불빛을 바라보며

아이의 눈썹 속에 소리없이 떨어진

두 개의 까아만 씨앗을 어루만진다.

허, 내가 이 아이에게 노래할 제목은 무엇일까

아직 부르지 않은 노래만이 그 제목일 것 같아

어둠에 잠긴 도시를 뒤돌아선다

방 가운데 매달려 흔들리는 하늘에

누이동생의 첫아이를 올려 놓는다

그리고 별들이 내려와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다.

“하이얀 첫 아이”의 ‘까아만’ 눈동자와 ‘네온의 불빛’만 반짝이는 도시의 어둠이 대조된다. 저 “낚시 바늘” 같은 불빛 속을 배회하는 이들은 “해골을 넣고 다니는 시뻘건 그림자들” 같다. 미래의 ‘씨앗’인 아이를 저 불빛으로부터 보호하려면. “도시를 뒤돌아”서서 미래의 노래-“아직 부르지 않은 노래”-를 불러줘야 한다. 그 노래-시-는 아이에게 내려와 무엇인가 속삭이는 별들의 소리를 들어야 만들 수 있으리라.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