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을 그리다 - 어반 스케치 여행
① 송도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의 일출
송도해수욕장의 일출

송도는 그리움이다.
송도 다리를 건너 아름드리 플라타너스가 하늘을 덮은 가로수길을 걸어가면
평화의 여상(女像)과 모래언덕이 반갑게 맞아주었고
명사십리와 푸른 파도, 갈매기의 군무가 황홀하게 펼쳐졌다.
백사장은 어린아이들이 아무리 뛰어가도
끝이 없을 정도였고
그 넓은 곳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해수욕객이
북적거렸다.
바다에는 크고 작은 유람선이 떠다녔고
다이빙대에는 어린아이들이 바글거리며 바다로
첨벙첨벙 뛰어들었다.
동해안에서 가장 이름 높은 해수욕장은 포항 송도였다.
 

송도해수욕장의 다이빙대
송도해수욕장의 다이빙대

송도는 예술의 탄생지였다.
일제강점기 때 이육사는 태풍이 휘몰아치는 송도 바다에서
강렬한 내면의 체험을 했고,
광복 후에는 한흑구가 거의 매일 같이
송도 해변을 거닐며 ‘은둔의 사색가’로 살았다.
포항의 예술가들도 송도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시와 그림과 노래의 영감을 얻었다.

송도는 새로움이다.
유실된 백사장을 살려내고
갈매기가 인도하는 유람선이 다니며
평화의 여상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악기를 연주하고
흥겹게 노래를 부른다.
카페촌에는 사람들이 모여앉아 차 한 잔, 술 한 잔에
파도를 담아 그리운 이름을 불러낸다.
파도 소리 정겨운 송도해수욕장에는 낭만의 선율이 흐른다.

 

송도해수욕장 평화의 여상
송도해수욕장 평화의 여상

예나 지금이나 송도는 해 뜰 무렵 찬란하고
해 질 녘에 애잔하다.
수많은 추억이 무늬진 백사장에 추억은 계속 쌓일 것이다.
송도는 포항의 영원한 노스탤지어다.

 

최수정
최수정

최수정

197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포항에서 성장했다.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6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 현상회, 계명회 등의 회원이며 포항에서 갤러리m을 운영하고 있다. ‘호미곶 이야기’, ‘비밀이 사는 아파트’, ‘꿈꾸는 복치’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