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문경 ‘하늘재’는 우리나라 최초로 뚫린 고갯길이다. 높이가 525m다. 경북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에서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를 넘어가는 고개 이름이다. 고구려와 백제의 영토 분쟁 역사가 전해오는 역사 속의 옛길이다.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하늘재가 2천 년 만에 다시 열렸다.

하늘재는 삼국사기에 처음 등장했다. 삼국시대(156년) 때 신라의 아달라왕이 북진을 위해 개척했다고 기록돼 있다. 고구려 온달과 연개소문은 빼앗긴 하늘재를 되찾기 위해 끈질기게 전쟁을 벌였다. 고려 공민왕은 홍건적을 피해 몽진(蒙塵)할 때 이 길을 이용했다고 한다. 교통 및 군사요충지이자 물류 및 문화의 통로였다. 하지만 조선 태종 때 새재길이 열리면서 이용객이 줄어들었다. 이전에는 서울서 부산까지 가려면 반드시 하늘재를 넘어야 했다. 계립령(鷄立嶺), 대원령, 지릅재 등으로도 불렸다. 길 양쪽에는 전나무, 굴참나무, 상수리 등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2008년 12월 대한민국의 명승 제49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역사적인 길이 지금까지 충주 구간만 남아 있었는데 문경시가 하늘재 옛길을 복원, 문경과 충주를 잇는 하늘재 옛길이 완성됐다. 문경시는 최근 하늘재 정상에서 하늘재 옛길 복원사업 준공식도 가졌다. 하늘재 옛길 복원사업은 관광 자원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9년 시작됐다. 문경시는 57억원을 들여 하늘재 마루턱에서 문경 관음리 마을을 잇는 2.48Km의 옛길을 복원했다. 쉼터와 특산물을 판매하는 마을 공동구판장도 마련했다. 하늘재 옛길을 잘 가꾸어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힐링할 수 있는 명품 옛길이 되길 바란다.

/홍석봉(대구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