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대구시교육청이 최근 ‘학부모 인식 정립 슬로건 선포식’을 열었다. 대시민 협약식도 함께 가졌다.

때마침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였다. 학부모의 갑질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열린 행사라서 의미를 더한다. 선포식은 학교의 온전한 교육활동이 이뤄지도록 학교를 믿고, 지지하고, 함께하며 기다리겠다는 학부모들의 다짐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했다. 전국 처음이다.

이번 선포식은 ‘학교교육 지원자’로서 학부모의 인식 정립을 통해 ‘다:행복한 대구교육캠페인’의 출발을 알리고자 마련됐다. 행사에는 학부모단체를 비롯한 종교계, 시민사회 단체, 협약기관 대표 등 약 1천여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서울의 한 새내기 초등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담임교사 폭행 등은 참담한 학교현장의 모습이다. 고인의 분향소에는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전날 열린 추모 집회에는 진상 규명과 교권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5천여 명의 동료 교사들이 참여했다. 교사들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그만큼 절절이 공감했다는 반증이다.

교사를 극단적 선택으로 모는 건 학생 지도의 어려움과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급증 탓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교권이 무너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몫이다. 이런 아픔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부모들의 자세다. 학교를 믿고 맡긴다는 마음가짐이 없으면 아무리 선포식을 한들 소용없을 터이다. 하지만 학교와 학부모들이 함께 참여하며 이해하고 서로 돕는다면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대구 학부모 선언문이 뒤틀린 교육 현장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홍석봉(대구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