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야구장의 부실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포항야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즈와의 경기가 논두렁을 연상케하는 그라운드 사정으로 선수들의 비난을 사면서 구장 부실관리가 문제가 된 것이다.

포철중·고에서 야구선수 꿈을 키워 삼성구단에 입단한 국민스타 강민호 선수는 경기 다음 날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를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며 “고등학교도 이런 곳에서 경기를 안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라운드가 제대로 관리 안 돼 선수들의 부상이 우려되고, 선수 기량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는 비판들이 선수 입을 통해 터져 나왔다.

포항야구장은 경북 유일의 정규 규격의 야구장으로 삼성 라이온즈의 제2 홈구장이다. 지난 2012년 포항야구장이 개장된 이래 2016년까지 매년 9개 이상의 프로야구 경기가 이곳에서 치러졌다. 당시 대구시민야구장의 시설 노후로 최신 시설의 포항야구장은 선수들에게 비교적 인기가 있었다.

지금은 대구에 삼성 라이온즈 전용구장인 라팍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포항구장은 인기가 크게 떨어졌다. 관중석 규모가 적은 데다 시설도 상대적으로 노후돼 연중 경기 수도 6회로 줄었다. 주말 경기는 아예 열리지 않는다.

많지 않은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만 그라운드 관리를 제대로 못 해 선수들로부터 이런 비판의 소리를 들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날 경기는 방송을 통해 중계됐고 경기 도중 마운드를 정비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달됐다.

물론 이날 경기가 비가 오는 가운데 진행되는데도 마운드와 베이스 주변에 대한 사전 준비가 부족했던 점과 경기 강행을 결정한 KBO의 판단에도 문제가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시설이 노후된 부분에 대한 충분한 관리가 없었던 것은 포항시의 책임이 크다. 특히 중계 방송이 나가면서 포항구장이 프로야구장으로서 부족하다는 등의 지적은 포항시의 이미지 관리에도 좋지 않다. 포항시가 야구장에서 프로경기를 지속 유지하려면 서둘러 시설 개선에 나서야 한다. 시설 노후로 포항시민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